'올림픽 金' 현정화 "생활탁구가 더 어렵네요"…강릉서 다시 라켓 들었다

대회 준비한 집행위원장이자 참가 선수
여자 55~59세부 예선 3전 전승…9일부터 128강 토너먼트

현정화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집행위원장이자 선수가 7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여자 55~59세부 단식 예선 4그룹 경기에서 상태 공을 받아내고 있다.(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조직워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8/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현정화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집행위원장이 다시 선수로 코트에 섰다. 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위원장이면서 동시에 참가 선수로 출전한 현 위원장은 예선 3전 전승을 거두며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8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지난 7일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55~59세부 단식 예선 4그룹 경기에서 덴마크의 피아 톨회이(Pia Toelhoej), 한국의 임혜숙, 아일랜드의 쿽 추이 린(KWOK Chui Lin)을 모두 꺾고 3전 전승으로 12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결과는 전승이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현역 시절 세계 정상에 올랐던 빠른 전진속공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순간적으로 앞으로 파고들며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공격과 날카로운 코스 공략에서는 여전히 세계 챔피언의 면모가 드러났다. 그러나 생활체육 선수들과의 경기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특히 임혜숙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두 번째 게임을 내준 데 이어 세 번째 게임에서도 끌려가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특유의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현 위원장 역시 경기 후 "생각보다 많이 깎이고 밀리고 박자가 달라 당황했다. 선수들과 하는 경기와는 또 다르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은 서로 공격하려고 하는데 생활탁구는 연결도 많고 다른 구질이 온다"며 "이제는 내가 다 치려고 하기보다 연결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참가 신청자 가운데 가장 먼저 등록을 마친 '1호 선수'인 현 위원장은 대회를 준비하는 집행위원장이면서도 직접 선수로 출전해 세계마스터즈가 지향하는 '탁구를 통한 화합과 축제'의 의미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많은 관계자와 동호인들도 경기장을 둘러싸고 관심을 보냈다.(강릉세계마스터즈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8/뉴스1

이날 경기에서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덴마크 선수 피아 톨회이와의 경기에서는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이자 이번 대회 참가 선수인 페트라 쇠링 회장이 직접 상대 벤치에 앉았다. 한국 벤치에는 박상준 한국마사회 감독과 채문선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현 위원장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식·복식·혼합복식·단체전 정상에 모두 오른 '풀하우스' 달성자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세계 정상급 선수의 귀환보다 생활체육인들의 축제에 가까웠다.

현 위원장과 접전을 펼쳤던 임혜숙 선수는 "같은 조에 현정화 감독님이 계셔서 부담됐다"며 "막상 경기해 보니 편안하게 해 주셨고 어려운 서브보다 랠리를 이어갈 수 있게 해 주셨다. 평생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후 참가 선수들은 국적과 승패를 떠나 기념품을 교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세계마스터즈 특유의 화합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는 엘리트 선수 중심 국제대회와 구별되는 생활체육 세계선수권만의 특징으로 평가된다.

현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계마스터즈는 1등을 하기 위해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라 세계 탁구인들의 축제이자 화합의 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승부사의 본능도 여전했다.

그는 "우승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부터다. 현 위원장이 출전하는 여자 55~59세부 단식 본선은 128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오는 9일부터 시작된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