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긴 나이지만 라켓 '스매싱' …강릉 찾은 최고령 탁구선수
1924년생 미국 거주 동호인…강릉세계마스터즈 최고령 참가자
85년 만에 탁구대 돌아와 세계선수권 출전…다음 목표 이스탄불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과 강릉아레나에서 열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각국 생활체육 탁구인들이 세대와 국경을 넘어 함께하는 이번 대회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참가자가 있다. 미국에서 온 중국계 동호인 위엣 위 와(Yuet Yu Wa) 씨다. 1924년생인 그는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다.
지난 로마 대회에 이어 다시 세계마스터즈 무대에 나선 위엣 위 와 씨는 강릉에서 만난 자리에서 대회 참가의 기쁨을 전했다. 그는 "정말 설레고 기쁘다"며 "로마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여러 나라의 새로운 탁구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위엣 위 와 씨의 탁구 인생은 193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탁구를 접했던 그는 당시를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 시절 탁구는 매우 새로운 스포츠였고 전혀 대중적이지 않았다"며 "용품도 비쌌고 공급도 제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무려 85년 동안 탁구를 떠나 있었다. 긴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라켓을 잡게 된 계기는 가족이었다. 손주들과 함께 탁구를 치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탁구대로 이끌었다.
위엣 위 와 씨는 "나는 여전히 탁구를 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손주들과 함께 탁구를 치며 과거의 삶을 떠올리고 젊은 세대와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전했다.
가족은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세대에게 가족은 가장 중요하다.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간다"고 말했다. 아들과 며느리도 역시 탁구를 좋아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100세를 넘긴 나이에 세계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에는 가족의 든든한 지원도 함께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아들 쟝상차오 씨 부부가 경기부터 휴식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하고 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한 이후 삶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그는 "삶의 어려움에 맞설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밝혔다. 지금도 스스로를 "여전히 운동선수"라고 생각하는 그는 앞으로도 탁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다음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2028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릴 다음 ITTF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참가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위엣 위 와 씨는 '살아있는 탁구 역사'로 통한다. 한 세기가 넘는 삶의 경험과 함께 세계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은 경기장을 찾은 선수들과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또래 참가자들과 만나는 경험 역시 그에게는 큰 의미다. 지난 로마 대회에서는 독일과 스웨덴 참가자들과 경기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과 브라질 참가자들과 경기하고 있다. 그는 "비슷한 세대이기 때문에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가 넘어서도 계속 도전을 이어가는 힘은 무엇일까. 그는 여행과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외국을 방문하고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행복합니다. 대회를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즐겁습니다."
그에게 탁구는 특별한 스포츠다. "8살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위엣 위 와 씨는 탁구가 연령 제한 없이 평생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는 엘리트 선수가 아닌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연령대별로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탁구 축제다. 위엣 위 와 씨의 도전은 승패를 넘어 평생 스포츠의 가치와 건강한 노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과 탁구인들에게도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탁구를 주된 운동으로 삼는 한,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합니다."
세계 각국 생활체육 탁구인들이 강릉에서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 그리고 탁구에 대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100세를 넘어 다시 세계무대에 선 위엣 위 와 씨의 도전은 이번 대회가 전하고자 하는 '평생 스포츠 탁구'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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