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투표율' 분노의 파도였나…'성비위 군수'에 벌 내린 양양군민

민원인 상대 성비위·뇌물수수 '김진하 리스크'로 상처
사전투표·양양읍 표심 결집…변화 요구가 승부 갈라

김정중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강원 양양군수 후보가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당선이 유력시 되자 주먹 쥔 손을 번쩍 치켜들고 있다.(김정중 후보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4/ 뉴스1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6·3 지방선거 강원 양양군수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이 아니었다.

3선 현역이던 김진하 군수가 민원인 상대 성비위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고 군수직을 상실한 뒤 치러진 선거였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실상 '군정 정상화 선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결과는 변화였다.

김정중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9026표(50.53%)를 얻어 김호열 국민의힘 후보(8262표·46.25%)와 고제철 무소속 후보(576표·3.22%)를 누르고 당선됐다.

격차는 764표.

박빙 승부였지만 개표 결과를 뜯어보면 승부처는 비교적 명확했다. 무엇보다 사전투표가 결정적이었다.

김 당선인은 관외사전투표에서 1084표를 얻어 김 후보(659표)를 425표 차로 앞섰다. 전체 승리 격차의 절반이 넘는 표차가 사전투표에서 발생했다.

양양읍 사전투표에서도 김 당선인은 1931표를 얻어 김 후보(1146표)를 크게 앞섰고, 강현면과 손양면에서도 우세를 보였다. 반면 선거일 본투표에서는 김호열 후보가 양양읍에서 역전에 성공했지만 사전투표 격차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역 최대 표밭인 양양읍 역시 김정중 당선인 손을 들어줬다.

양양읍은 전체 선거인수의 40% 이상이 몰린 최대 승부처다. 김 당선인은 양양읍에서 3703표를 얻어 김 후보(3395표)를 308표 차로 제쳤다.

여기에 손양면과 현북면, 강현면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승기를 굳혔다.

여성민원인을 상대로 한 성비위와 금품수수 등의 의혹을 받아 최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김진하 양양군수 ⓒ 뉴스1 윤왕근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단순한 정당 지지 성향 변화보다 '김진하 리스크'에 대한 군민들의 평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군수 사건 이후 양양은 수개월간 군정 공백과 행정 혼란을 겪었다. 관광도시 이미지를 앞세워 성장해 온 양양이 전국 뉴스에 부정적인 사건으로 오르내리면서 군민들의 상실감도 적지 않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 선거라기보다 양양의 무너진 신뢰와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성격이 강했다"며 "군정 정상화와 변화에 대한 요구가 투표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72.8%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높은 투표율은 군정 공백 사태 이후 양양의 방향을 군민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다만 김호열 후보 역시 46%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지지를 확인,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에 내리는 조건부 회초리라는 분석도 있다.

고제철 후보는 '깨끗한 정치'와 '새 인물론'을 내세웠지만 3.22% 득표에 그쳐, 변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이번 선거는 '김진하 리스크' 이후 군정 정상화와 변화 요구가 사전투표와 양양읍 표심으로 결집된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정중 당선인은 당선 직후 "변화된 양양을 원하시는 군민들의 뜻에 부응하겠다"며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아 다시 도약하는 양양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양양군수직 인수위원회도 지난 5일 공식 출범했다. 인수위는 군정 현황 점검과 공약 구체화 작업에 들어간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