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까지 늘어선 강릉의 '한 표'…"가뭄에 실망" vs "나라가 걱정"

투표소 밖까지 이어진 줄…강릉 시민들 '소중한 한표'
웃으며 투표소 나선 시민들…후보들에겐 운명 가를 한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6시 30분쯤 강원 강릉시 성덕문화센터에 마련된 성덕동 제3투표소.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 밖 주차장까지 긴줄이 이어져 있다.2026.6.3/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그 당만 찍어왔는데,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어요.", "투표 하지 않으려다 나라가 걱정돼 나왔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6시 30분. 강릉 성덕문화센터에 마련된 성덕동 제3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 시작 30분 만이었지만 건물 밖 주차장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사진 속처럼 시민들은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며 한 손에는 신분증을, 다른 손에는 안내문을 쥔 채 투표소 입구를 향했다.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젊은 유권자부터 출근 전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지팡이를 짚거나 모자를 눌러쓴 고령층까지 세대도 다양했다.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투표소 앞에는 긴장감과 차분함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투표소 내부에서는 선거사무원들이 신분증 확인과 선거인 명부 대조를 반복했고, 참관인들은 기표소와 투표함 주변을 유심히 살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유권자들은 기표소에 들어가 신중히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한 장씩 투표함에 넣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투표소 안팎에서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 모 씨(70대·여)는 투표를 마친 뒤 "평생 한 당만 찍어왔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여름 가뭄에 큰 실망을 했다"며 "현직 시장 한 사람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결국 30년 넘게 같은 당 시장들이 있었는데도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유권자는 최근 중앙정치 이슈를 언급하며 투표 이유를 설명했다.

60대 A 씨는 "솔직히 요즘 정치 뉴스를 보기 싫을 정도로 실망이 컸고 투표도 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상황도 충격이었지만 최근 여당이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법까지 바꾸려는 모습을 보며 나라가 흔들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오히려 투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강원 강릉시 성덕문화센터에 마련된 성덕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투표함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6.3/뉴스1 윤왕근 기자

한 중년 여성은 투표함에 용지를 넣은 뒤 투표소를 빠져나오며 줄을 서 있던 이웃에게 "이제 밥하러 가야지"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넨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또 노년층 유권자들은 "일찍 나오셨소", "투표는 해야지"라며 짧은 덕담을 주고받은 뒤 투표소를 나섰다.

투표소를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고 담담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서며 행사한 한 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유권자들에게는 일상의 선택이지만, 당선과 낙선을 기다리는 후보자들에게는 향후 4년의 운명을 가를 두려움이자 책임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강릉은 이번 선거에서 강원 영동권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강릉시장 선거를 비롯해 강원도지사 선거, 광역·기초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지역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전 성덕동 제3투표소에서는 정당 성향과 세대, 관심사는 달랐지만 시민들은 한 표의 무게만큼은 진지한 표정으로 기표소를 향했다.

한편 강릉지역 사전투표율은 25.47%로 춘천(25.12%), 원주(23.84%)를 웃돌았다. 강원 영동권 최대 도시인 강릉이 본투표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