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보수 성지 강릉의 선택은…'콘크리트 국힘'이냐 '바람 탄 민주당'이냐
민선 이후 민주당 시장 '0명'…최근 선거선 40% 벽 넘봐
김중남·김홍규·김동기 '3金 전쟁'…보수표 향배 변수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강원 영동권 최대 도시인 강릉의 민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릉은 오랫동안 강원 보수정치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지방선거는 물론, 총선과 대선을 통틀어 보수정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온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이번 선거가 강릉 정치지형 변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1995년 이후 강릉시장 선거는 단 한 차례도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하지 못했다. 민주자유당 심기섭 전 시장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최명희 전 시장, 자유한국당 김한근 전 시장, 국민의힘 김홍규 현 시장까지 모두 보수 진영이 시정을 이끌었다.
대선도 마찬가지다. 직선제 이후 치러진 9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강릉에서 승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노태우·김영삼·이회창·이명박·박근혜·홍준표·윤석열·김문수 후보까지 모두 강릉에서 1위를 기록했다.
총선 역시 보수 우위가 뚜렷하다. 민주당 계열 후보가 강릉권 총선에서 당선된 사례는 1993년 강릉이 강릉시와 명주군·양양군 선거구로 나뉘어 있던 시절, 명주군·양양군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최욱철 전 의원이 유일하다. 그것도 당시 김문기 의원(2021년 작고)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재보궐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다. 결국 '강릉 시내'에선 민주당 계열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례는 '0건'인 셈이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내리 5선에 성공하며 강릉 보수 정치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선거 흐름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강릉은 여전히 보수 우세 지역이지만 민주당의 득표력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에서 "강릉에는 흔들리지 않는 40% 지지층이 있다"고 주장하곤 한다.
실제 선거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 불과 2.17%p 차 접전을 벌였다. 이어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38.72%를 기록했고, 2025년 대선에서는 41.42%를 얻으며 민주당계 후보 역대 최고 득표율을 경신했다.
총선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는 권성동 후보에게 불과 2.08%p 차로 석패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김중남 후보가 43.34%를 기록하며 강릉 총선 역사상 민주당계 최고 득표율을 작성했다.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강릉시장 선거 승리는 없었지만,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예외가 있었다. 2010년 이광재 전 지사와 2018년 최문순 전 지사가 강릉에서 승리하며 보수 텃밭의 벽을 넘은 경험이 있다.
이번 강릉시장 선거는 김중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홍규 국민의힘 후보, 김동기 무소속 후보의 이른바 '3김(金) 대결'로 압축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강릉의 전통적인 보수 결집력과 최근 대통령 지지율을 업고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이 정면으로 맞붙는 선거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에는 '강릉의 외손자'로 불렸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지난해 여름 강릉을 강타한 최악의 가뭄 사태가 악재로 남아 있다. 민주당 역시 최근 공소취소 논란과 특검 정국이 보수층 결집을 촉발할 경우 기대했던 중도층 확장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수는 무소속으로 완주하는 김동기 후보다.
역대 선거에서 강릉은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살아 돌아온 '지역 맹주' 권성동 의원을 제외하곤, 보수 후보가 복수로 출마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보수 정당의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는 김동기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도지사 선거도 관심사다.
이번 선거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직인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다. 강릉은 총선·대선에서는 보수 우세가 뚜렷하지만 도지사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민주당 후보 경쟁력이 강했던 지역이다. 때문에 우 후보가 강릉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 반대로 김 후보가 얼마나 보수 결집을 이끌어내느냐가 강원도 전체 판세를 가늠할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강릉은 여전히 보수 우세 지역이지만 과거처럼 민주당이 20~30%에 머무는 지역은 아니다"며 "이번 선거는 강릉의 보수 결집력이 여전히 유효한지, 아니면 민주당의 40% 지지층이 실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