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어선 사고 유족, 구조대원 고소…소방 "지연 없었다"(종합)

20분 만에 구조됐지만 사망…"적절한 구조 조치 안 해"
소방 "매뉴얼대로 진행, 당시 대원들 최선 다해"

지난달 14일 강원 양양 낙산항 인근 해상 어선 전복 현장.(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양양=뉴스1) 한귀섭 윤왕근 기자 = 지난 3월 강원 양양 낙산항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로 70대 선장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구조 지연 의혹을 제기하며 구조대원 6명을 고소했다. 반면 강원도소방본부는 구조 지연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14일 오전 9시 57분쯤 양양 강현면 낙산항 인근 해상에서 "배가 뒤집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어선은 입항 과정에서 높은 파도에 의해 전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선장 A 씨(71)는 방파제 쪽으로 헤엄치며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양양소방서와 강현119안전센터에 각각 출동 지령을 내렸다. 낙산항과 7.5㎞ 떨어진 양양소방서에는 2대의 구조차에 총 5명이 타고 있었다. 양양소방서는 만일에 대비해 구조보트도 준비해 갔다.

6㎞ 떨어진 센터에서 출발한 펌프차와 구급차는 화재진화대원 3명과 구급대원 3명이 각각 타고 있었다. 10시 8분 제일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 3명은 물에 떠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응급 처치를 담당하는 구급대원 2명은 인명 구조할 것을 챙기기 위해 구급차로 갔고, 구급대원 1명은 일대 상황 통제에 나섰다. 이런 와중에 A 씨가 점차 방파제와 멀어진 것을 알게 된 구급대원은 무전기로 상황을 전파했고, 구조대원 2명은 구조차에서 드라이슈트와 습식슈트를 각각 입기 시작했다.

유족 측이 국회전자청원에 게시한 청원글.(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5/뉴스1

당시 현장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해경 소속 연안구조정이 인근에 배치돼 있었고, 주변엔 해경 파출소까지 있었으나 인명구조와 관련한 별다른 구조활동은 없었다는 것이 유족의 주장이다.

구조대원들은 낙산항에 높이 제한봉있어 이를 제거했고 10시 10분쯤 도착한 펌프차에서 내린 대원들이 구명환을 갖고 내렸으나 이미 A 씨와 멀리 떨어져 던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때 마침 10시 12분쯤 도착한 급식 슈트를 입고 있던 구조대원이 바로 물속에 뛰어들어 2분 만에 A 씨를 구조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당시 시간은 오전 10시 14분 52초였다. 그는 119에 의해 인근 대형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들도 인근에서 구조할 물건을 찾기 위해 애를 쓰는 등 매뉴얼은 지켰다"며 "당시 파도가 2.5m까지 높아진 상황이여서 대원들도 위험했고, A 씨도 예상보다 빠르게 파도에 휩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소방본부.(뉴스1 DB)

이어 "정보공개청구 건은 지난달 22일에 접수돼 같은 달 30일 유족들이 요청한 자료는 모두 드렸다"며 "정보공개청구 기간을 어긴 것은 아니고, 해당 사고와 관련해 문의가 많이 들어와 하나하나 응대를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당시 구조 상황을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원들이 좀 더 과감하게 구조를 했더라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데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족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 다만 대원들은 그 당시에서 최선을 다했다. 갑자기 예상할 수 없는 예측하지 못한 면이 있다. 경찰이 요구하는 자료는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속초경찰서는 사고로 숨진 선장 A 씨 유족이 당시 출동한 소방 구조·구급대원 6명을 상대로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륜 서봉하 변호사는 "대원들이 구명환을 들고 방파제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에도 피해자는 손을 흔들며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며 "이때라도 적극적인 구조가 이뤄졌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관련 기관이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압수수색 등을 통한 객관적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유족 측은 소방·해경의 초기 대응 부실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