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아카데미극장 철거 막은 23명 항소심도 무죄(종합)

회원 1명은 이날 재판에 불출석

강원 원주 옛 아카데미극장 철거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하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아카데미의 친구들' 회원들이 10일 춘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의 입장을 내고 있다.2026.4.10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원주 옛 아카데미극장 철거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카데미의 친구들' 회원 등 23명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제1-2형사부(우관제 부장판사)는 10일 '아카데미의 친구들' 회원 등 23명에 대한 업무방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무죄)을 유지했다. 다만 회원 1명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다음 기일에서 판결을 받게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에 따르면 공적 관심사는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때 제대로 이뤄질 수 있있다"며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람의 경우보다 더욱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종합적인 사정을 종합하면 비교적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이며, 수동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보이고 행위 수단 등에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무죄 판결이 나자 회원들은 박수를 치며 판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업무방해·특수건조물침입·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A 씨(50대)에게 징역 2년을, 같은 혐의를 받는 B 씨(30대·여)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이와 함께 재판을 받은 22명 중 5명에겐 징역 6~10개월을, 17명에겐 벌금 200만~500만 원을 구형했다.

춘천지법.(뉴스1 DB)

회원들은 최후진술에서 원주 아카데미를 지켜야 했던 이유와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도 항소한 검찰에 대해 비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고인들은 국민 일원으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시의 극장 철거관련 정책에 대해 감시·비판할 권리가 있다"면서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 사건의 극장은 1963~2006년 운영 후 행사 공간 등으로 활용되다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폐쇄됐다. 그 과정에서 극장의 역사·문화가치를 내세운 '보존' 입장과 안전·유지관리 문제를 제기한 '철거' 입장이 맞섰고, 시는 2023년 철거를 택했다.

이 가운데 보존을 주장한 A 씨 등 회원 24명은 그해 8~10월 집회, 철거현장 고공농성과 같은 방식들로 철거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선고 후 '아카데미의 친구들' 회원들은 이날 춘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공공의 문제에 대해 시민이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확인한 판단"이라면서 "문화적 공공자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의 실천은 범죄가 아니라, 민주사회에서 보장되어야 할 정당한 참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시민들에게 남겨진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지역사회에 남긴 행정의 오점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응답해야 한다"며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분명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