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보다 '교류'…평화특구 도전하는 속초시 전략 들여다보니

해양·물류·데이터 결합 ‘동해안 교류거점’ 모델 제시
관광 중심 구조 탈피…9월 특구 지정 도전 본격화

지난해 제10회 실향민문화축제 합동 먕향제에서 소원지 쓰는 방문객.(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경제특구에 도전하는 강원 속초시가 단순 관광 중심의 특구 개발을 넘어 해양·물류·데이터 산업을 결합한 '동해안 교류거점' 모델로 방향을 잡으면서, 기존 접경 특구와의 차별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7일 '속초시 평화경제특구 조성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에 따르면, 속초시는 접경지역 지정과 정부 기본계획 반영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과 경제공동체 형성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 거점으로 설정됐다.

시는 특히 기존 내륙 중심의 평화·생태 관광 모델에서 벗어나, 동해안 해양 기반의 물류·관광 복합 협력 모델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 오는 9월 특구 1차 지정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접경 아닌 교류"…속초형 모델의 방향 전환

이번 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속초를 '직접 접경지'가 아닌 '동해안 교류거점형' 특구로 설정한 점이다.

정부 기본계획 역시 동해안권을 '관광·물류·서비스 중심 특화단지'로 제시하고 있으며, 속초는 항만·관광·교통 인프라가 밀집된 구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실제 속초는 속초항과 관광지, 도심, 교통망이 압축된 '컴팩트 시티' 구조를 갖추고 있어 특구 조성 시 효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 양양국제공항 등 육·해·공 교통망이 동시에 구축되면서 동북아 연결 거점으로서의 잠재력도 부각된다.

6일 속초시 평화경제특구 조성방안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6/뉴스1
"경제특구 아닌 남북 플랫폼"…제도적 성격 차이

평화경제특구는 기존 경제자유구역과 달리 단순 투자 유치가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차별화된다.

보고서는 이를 △경제협력 중점지대 △평화관광지대 △남북 공동생활권으로 규정했다.

이는 남북 연계성, 관광 교류 가능성, 정책 부합성까지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기존 특구보다 사업 설득 요건이 높은 모델이다.

또 속초-원산을 넘어 북한 동북부 경제개발구까지 연계하는 확장 전략이 제시되면서, 단일 도시 개발을 넘어 광역 협력 구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향민문화축제 합동 먕향제(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500만 관광도시…"수요는 충분, 산업은 취약"

속초는 연간 2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 관광도시지만, 산업 구조는 여전히 관광·숙박 중심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는 이를 기회이자 한계로 동시에 짚었다.

강점으로는 △DMZ와 동해안을 연결하는 지리적 위치 △크루즈 및 해양관광 거점 잠재력 △관광·도심·항만이 결합된 구조 등이 꼽혔다.

반면 △제조업 기반 부족 △컨테이너 항만 등 물류 인프라 미흡 △교육·연구기관 부족 △관광 산업의 계절성 등은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됐다.

특구 경쟁도 변수다.

경기 파주·연천·포천 등은 이미 후보지 선정 단계에 들어갔고, 인천 역시 해양·물류 중심 복합특구 전략을 선점한 상태다.

속초 역시 관광·물류 중심 전략을 택한 만큼 유사 콘셉트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남북관계 경색, 규제 중첩, 교통 인프라 개통 지연 등 외부 변수도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속초항 전경.(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광도시 → 남북경제 거점"…성패는 '산업화'

속초 평화경제특구 구상의 핵심은 관광도시에서 벗어나 남북 경제협력 거점으로의 체질 전환이다.

다만 관광 중심 구조에서 산업·물류·데이터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인프라 구축과 기업 유치, 제도 완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관광 확장형 개발’에 머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행 단계에서의 정책적 지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특구 지정 논리와 실행 전략을 체계화하고, 오는 9월 예정된 통일부 평화경제특구 1차 지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병선 시장은 "이번 용역이 단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권리를 되찾는 실행력 있는 계획이 되도록 하겠다"며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통해 남북 경협의 전략적 관광·물류 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