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춘설' 덮인 강원…대형산불 고비 넘길까

향로봉 65㎝·속초 117㎜ 강수…"마른 산림 적셨다"
헬기 27대 전진 배치…도 "대형산불 제로화 총력"

3일 폭설이 내린 강원 속초시 설악산국립공원 주차장에서 제설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

(강릉·춘천=뉴스1) 윤왕근 이종재 기자 =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 폭설과 많은 비가 내리며 산림이 젖었지만, 산림 당국은 대형산불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3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7시부터 이날 오후까지 산지에는 향로봉 65.4㎝, 미시령터널(고성) 63.5㎝, 진부령 60.8㎝, 구룡령 56.3㎝, 강릉 왕산 48.6㎝, 대관령 38.4㎝의 최심신적설이 기록됐다. 태백은 25.4㎝, 정선 임계는 23.8㎝의 적설을 보였다.

내륙에서도 광덕고개(화천) 15.9㎝, 인제정자 13.4㎝, 김화(철원) 10.5㎝ 등 비교적 많은 눈이 쌓였다. 반면 해안 지역 적설은 간성 0.5㎝, 죽정 0.4㎝ 등으로 많지 않았다.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은 대포(속초) 117.5㎜, 간성 62.0㎜, 속초 50.2㎜, 강릉 48.1㎜, 동해 27.5㎜, 삼척 10.0㎜ 등으로 집계됐다.

산불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인 실효습도도 전날 기준 강릉 66%, 동해 61%, 삼척 62%, 속초 68%, 고성·양양 72% 등으로 50%를 웃돌고 있다. 실효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3일 폭설이 내린 강원 속초시 설악산 소공원에 멋진 설경이 연출되고 있다.(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

이번 눈과 비로 일대 산림이 촉촉히 젖었지만, 대형산불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히 봄철 동해안 산불의 주요 변수인 '양간지풍'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 양간지풍은 봄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동해안에 부는 강한 국지성 서풍으로, 주로 3~4월 식목일 전후 발생한다.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분다고 해 '양간지풍'으로 불리며,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분다는 의미의 '양강지풍'으로도 불린다.

이에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동부산림청은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예년보다 12일 앞당긴 1월 20일부터 조기 시행 중이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 133명을 운영하고, 2000리터급 다목적 진화차량 12대, 3500리터급 고성능 차량 8대 등을 투입해 초동 대응을 강화했다. AI(인공지능) 기반 산불감시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24시간 무인 감시체계도 가동 중이다.

폭설이 내린 3일 강원 속초시 설악산국립공원 소공원의 반달곰상 머리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

지자체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강릉시는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 점검과 불법 소각 단속, 등산로 통제를 병행하고 있으며, 속초시는 드론 감시 인력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취약지에 집중 배치했다. 양양군은 전 직원 비상근무 체계를 운영하고, 동해시는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강원도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5000명의 인력과 산불진화헬기 27대를 전진 배치했다. 이달 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를 '봄철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해 대응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올해 산불 발생은 이날 기준 9건, 5.8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건·26.94㏊)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2022년 78건 7431㏊였던 산불 피해는 2025년 51건 204㏊로 줄었고, 평균 진화 시간도 2시간 55분에서 2시간 2분으로 단축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역대급 인력과 장비를 바탕으로 올봄 대형산불 제로화를 목표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