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명 담보한 행정범죄"…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즉각 폐기 촉구

반대단체 21일 양양군청 앞 기자회견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가 21일 오전 강원 양양군청 앞에서 케이블카 사업 반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21/뉴스1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단체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행정범죄'라 규정하며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가설삭도 붕괴 위험 은폐 의혹', '사업비 폭증', '추진 주체의 부패 문제'를 들어 강원도와 양양군,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21일 오전 강원 양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붕괴 직전의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로 이어진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추진돼 온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마침내 그 추악한 실체를 드러냈다"며 "최근 성비위와 금품수수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진하 양양군수의 구속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이 사업의 구조적 부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붕괴 위험 은폐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단체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양양군에 가설삭도 설계상 붕괴 위험을 지적하며 재설계를 요구하는 적색 경고를 보냈다"며 "그럼에도 양양군은 이를 바로잡지 않고 사업 허가 연장을 위해 사실상 은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민 안전보다 허가증 한 장을 우선시한 행태는 명백한 행정 범죄"라며 "이제 와서 뒤늦게 안전을 강조하는 강원도의 입장은 국민을 우롱하는 뒷북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업비 문제도 도마에 올렸다. 이들은 "2015년 460억원이던 사업비가 현재 1172억원으로 150% 이상 늘어났다"며 "은폐된 재설계 비용과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실제 총사업비는 수천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자립도가 10%대에 불과한 양양군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결국 양양군을 재정 파탄, 이른바 모라토리엄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관계자가 21일 오전 강원 양양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청사 진입에 가로 막히자 군청 직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6.1.21/뉴스1 윤왕근 기자

정치권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단체는 "사업을 주도해 온 수장이 성비위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이 사업의 도덕적 정당성은 이미 끝났다"며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이양수 국회의원은 정치적 선동을 멈추고 그간의 행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가설삭도 붕괴 위험 은폐 경위 공개 및 사과 △오색케이블카 사업 즉각 폐기 △김진태 지사와 이양수 의원의 책임 있는 조치 △이재명 정부 차원의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단체는 "거짓 위에 세워진 탑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지는지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며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구태 정치인들은 결코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회견 직후 양양군 관계자와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내로 진입을 시도하려다 청사 방호에 나선 군청 직원들과 잠시 대립하기도 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