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귀숙 대관령박물관 명예관장 별세…평생 모은 문화유산 1853점 기증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 대관령박물관의 홍귀숙 명예관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故) 홍귀숙 관장은 평생 모은 문화유산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한 수집가로, 강릉을 대표하는 문화 나눔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홍 관장의 문화유산 수집은 서울 청계천에서 처마 밑에 버려진 토기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비를 맞으며 방치된 토기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거두어들인 이후, 토기와 고미술품, 민속품을 평생에 걸쳐 조금씩 수집하며 방대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처음에는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소박한 개인 주택을 짓고자 했으나, 수집품이 늘어나면서 이를 보관하기 위해 건물 규모를 키웠고, 결국 1993년 5월 대관령 옛길 입구에 고인돌 형태를 본뜬 대관령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건물은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외관으로 강원도 건축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물관을 운영하던 홍 관장은 소장 자료가 개인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향유해야 할 문화자산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고, 2003년 3월 박물관 건물과 토지, 소장품 1853점 전부를 강릉시에 기증했다.
당시 매수 제안도 있었으나, 고인은 자료가 흩어지거나 박물관의 성격이 변질될 것을 우려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관령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사에 이르는 금속류, 도자기, 목기, 민속공예품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서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민속자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조선시대 조대비가 사용한 '가마 술'은 대표 유물로, 51개의 노리개가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홍 관장은 음악과 미술, 문학을 사랑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조금은 손해 보며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신념으로 문화유산을 대했고, 마지막까지 "감사하게 살다가 감사하게 떠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다.
대관령박물관은 한 수집가의 평생 열정과 조건 없는 나눔의 정신이 깃든 문화공간으로 남게 됐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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