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로, 명성 되찾겠다"…태백시장의 '이코노믹 리바운드'

[인터뷰] 이상호, '석탄→무탄소에너지'…필연적인 도시전환
"경제 회복 넘어 더 성장을"…URL 예타면제·청정메탄올 주목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 (태백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1/뉴스1

(태백=뉴스1) 신관호 기자 = "대한민국 산업화 중심도시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국내 최대 석탄 광산으로 산업화를 주도했던 태백이 이제는 국가주도 무탄소 청정에너지 산업 중심도시로 재도약할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지역의 경제가 회복을 넘어 더 성장하는,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약속합니다."

강원 태백시를 이끄는 이상호 시장은 내년 태백의 비전을 정비하며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시장이 밝힌 지역의 비전은 '이코노믹 리바운드'(Economic Rebound)다. 말 그대로 '경제 반등'이다. 위축됐던 경제가 이전 수준을 넘어 성장토록 산업전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태백이 청정에너지도시로 변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청정에너지 도시로의 전환은 국가경쟁력의 핵심과제다. 이 흐름에 미리 대응하는 건 지역 생존과 미래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도시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태백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지역경제 한 축이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폐광 등 기존 석탄산업 쇠퇴 속에서 태백은 다양한 폐광대체산업을 꺼내며 새로운 미래계획을 세웠다. 청정메탄올과 연구용지하연구시설(URL)을 비롯한 대규모 폐광대체산업이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내년 민선 8기가 마무리된다. 그간 시정을 이끌면서 폐광대체산업으로 지역의 재도약을 약속했다. 소회는.

▶과거 석탄으로 나라 불을 밝히고 산업 불씨를 지폈던 곳이 바로 태백이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변화하며 우리는 긴 시련을 겪었다. 산업이 사라지고, 일자리가 줄고, 도시 활기마저 잦아들었다. 무너진 태백의 재건을 위해 오늘의 태백시는 청정메탄올 제조중심의 '태백 경제진흥 개발사업'과 '태백 URL' 등 1조 원 규모의 국가 주도 대체산업, 무탄소 청정에너지 산업 유치에 성공했다. 태백은 다시 뛸 것이다.

-태백 경제진흥 개발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나.

▶청정메탄올을 제조·저장·판매하는 사업이다. 옛 장성광업소 부지에 2100억 원을 들여 청정메탄올 제조시설을 신축할 방침이다. 또 철암 선탄장 일원에 기존 철도 인프라로 청정메탄올을 수송하는 물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사업으로 새롭게 유입될 주민들의 정착을 위해 석탄공사의 사택 부지에 근로자 주택단지를 조성할 생각이다. 3540억 원을 들이는 이 사업으로 건설 기간 약 3600명, 운영 시 연 1400명 규모의 직·간접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사업으로 주목받는 게 태백 URL이다. 이 사업의 비전은?

▶정부의 에너지 로드맵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난해 12월 유치에 성공한 태백 URL이다. 총사업비만 6475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인데, 우리 시는 직접효과 1738억 원, 생산유발효과 2524억 원, 취업유발효과 1660명 등의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향후 연구개발(R&D) 사업으로 확대되면 1조 원 이상의 연구비와 연구 인력 투입이 예상되는 핵심 사업이다.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 (태백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12.1/뉴스1

-얼마 전 태백 URL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다. 사업의 탄력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맞다. 예타 면제로 사업은 더 탄력성을 갖게 됐다. 애초에는 내년 기본계획 수립과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잡았는데, 예타 면제에 따라 사업기간 단축과 2030년 1차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RL 예타 면제 확정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 태백이 최첨단 연구개발(R&D) 과학기술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다. 미래세대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젊은 인구가 돌아오는 활력도시로 도약할 기반이다.

-태백 URL은 지역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소식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반응은?

▶태백 URL은 우리 시민들의 지지와 동의가 있었기에 유치가 가능했다. 그간 폐광대체산업을 발굴하며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줄 기반에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 다만 일각에서 고준위 방폐장 전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시민들의 동의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짚고 말씀드리겠다.

-태백은 그간 산림자원과 석탄폐기물인 '석탄 경석'을 활용한 에너지 산업 비전도 제시해왔다. 그간의 활동은?

▶시 면적 88%인 산림을 활용한 강원남부 산림목재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있다. 420억 원 규모로, 연말까지 착공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 석탄폐기물인 '석탄 경석'을 활용한 비전도 있다. 규제 개선으로 건축자재 등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경석인데, 태백에 약 914만 7000톤이 있다. 자원화하면 3383억 원의 경제편익이 추산된다. 현재 강원도가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끝으로 시민들께 남길 한 마디는.

▶다음 세대에게 부채가 아닌 기회·희망을 물려주겠다. 내년 예산안을 개청 이래 최다로 편성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채무 전액상환으로 책임 있는 재정운영과 민생, 미래 산업을 위한 결정이었다.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쏟겠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