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공급 유통' 조폭 일당 59명 검거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캄보디아 거점 피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을 공급 유통한 국내 4개 지역 폭력 조직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사기 등 혐의로 강원·광주·대전·울산 등 국내 4개 지역 폭력 조직원 11명이 가담한 대포통장 유통조직원 총 59명을 검거해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포물건 유통조직은 캄보디아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조직에 191개 대포통장과 스마트뱅킹에 필요한 휴대전화를 건당 500만~1000만 원을 받고 공급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피해자 63명으로부터 37억5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공급된 대포물건은 로맨스스캠과 투자 사기가 결합한 사기뿐만 아니라 군 사칭 노쇼, 인터넷 직거래 사기,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수법에도 사용됐다.

강원청 형기대는 지난 3월 조폭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해 전국 4개 지역 폭력 조직원이 연계된 대포물건 유통조직을 밝혀냈다.

이들은 캄보디아 거점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직접 전달하는 국내 총책, 국내에서 대포통장 공급을 관리하는 관리책,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모집책, 그리고 이들과 공모해 자신의 명의를 공급하는 명의 공급책으로 간부급 조직원부터 하부조직원까지 인적 관계를 이뤄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상호 공모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버스 수화물을 이용한 전달 방식과 텔레그램을 통한 소통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고, 사기 범행 계좌로 지급정지될 시 이를 해결할 매뉴얼을 만들어 전파하기도 했다.

계좌 인증 절차, 수익금 무단 인출 방지를 위해 지인 명의 대포통장만을 알선·공급하며 범행했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들은 모두 20~30대 청년층으로, 범죄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차량을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상부 조직원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이나 벌금, 수사기관·금융기관에 제출할 허위 소명자료 제작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고액의 금전적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와 유심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대포물건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기죄에도 연루돼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국내외 연계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조직의 실체를 밝히고, 지속적 단속과 엄정 수사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