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머금고, 고소한 국수 내음 가득…"지금, 강릉의 가을은 맛있다"
강릉커피축제·강릉누들축제 11월 2일까지 열려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가을이 깊어져 가는 10월의 마지막 날, 강원 동해안 대표 관광도시 강릉은 지금, 그윽한 커피 향이 퍼지고, 고소한 국수 냄새가 골목마다 스며들고 있다.
강릉의 지난 여름은 어느 해보다 혹독했다.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고, 강릉을 찾는 여름 관광객에겐 반가움보다 미안함이 컸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자, 강릉은 다시 커피 향과 따뜻한 국수 한 그릇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31일 개막 이틀째인 '제17회 강릉커피축제'는 안목해변 커피 거리와 시내 곳곳에서 활기차게 열리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자판기 커피로 가을 바다와 추억을 함께 나누던 안목해변은 이제 드립 커피 전문점과 로스터리들이 늘어선 커피의 성지로 바뀌었다. 올해 커피축제는 이 같은 강릉의 커피 유산을 기념하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국의 방문객들과 나누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상생과 감사'를 테마로, 가뭄 극복에 도움을 준 국민에게 보답하고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전한다. 축제장에선 지역 대표 로스터리들이 참여하는 무료 시음 행사 ‘별의별 강릉커피’가 긴 줄을 이뤘고, 커피 버스킹, 키즈 놀이터 등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콘텐츠가 이어졌다.
이날 저녁에는 특별한 야간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오후 8시 안목해변 백사장에서는 불멍·별멍을 즐기는 ‘별이 빛나는 밤에’, 오후 8시 30분 강릉항 방파제에서는 가을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펼쳐져, 커피 한 잔의 여유에 낭만을 더했다.
강릉커피거리가 개막하던 날, 강릉 원도심에 위치한 월화거리 일대에서는 '제4회 강릉누들축제'도 함께 열렸다.
강릉은 장칼국수, 막국수, 짬뽕, 옹심이칼국수까지 커피만큼이나 면 요리를 사랑하는 도시로 유명하다.
이번 축제에는 지역 식당, 청년 창업가, 마을 공동체 등이 참여해 30여 개의 먹거리 부스를 운영 중이다.
직접 면을 뽑아보는 전통 분틀 체험, 누들 레시피 경연대회, 드론 체험, 포토존, 공예 체험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전날 강릉누들축제에서 만난 최 모 씨(32)는 "따끈한 국수 한 그릇에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며 "국수로 속을 채우고 커피축제에서 드립 커피 한잔을 마시면 축제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이번 두 축제 모두 환경보호와 지역 상권과의 상생도 놓치지 않았다.
강릉누들축제에선 지역 153개 면 요리 식당과 커피 부스 참여 매장의 영수증을 5장 이상 모으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누들 탐험 이벤트'를 통해 지역 소비도 장려하고 있다.
또 누들축제장엔 무장애 공간(BF존)이 설치돼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두 축제 모두 일회용품 최소화, 다회용기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 축제로 운영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올해 커피축제와 누들축제를 통해 강릉의 맛과 멋, 그리고 사람들의 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며 "가족,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 와도 풍성한 강릉의 가을을 맛보고 추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커피축제와 강릉누들축제는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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