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같은 혀'…파업불참 동료 노조 출마소식에 부정적인 글 쓴 50대
法, 모욕 혐의 무죄…"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
- 신관호 기자
(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50대 남성이 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불참했던 동료의 노조 지부장 선거 출마에 불만을 품고, 온라인 소통창구에 그 동료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올리는 등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재판부(박동욱 판사)는 지난달 28일 모욕 혐의로 재판을 받은 남성 A 씨(58)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23년 4월 13일쯤 모 열차승무사업소 직원 69명이 참여하는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네이버 밴드'에 노조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직장동료 B 씨를 모욕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공소사실에는 A 씨가 과거 철도노조 파업에도 불참했던 B 씨의 출마소식에 불만을 갖고 '사람이라면 과거의 내 행위에 대해 염치를 느껴야 되며, 나이를 먹으면 분수도 지켜야 되거늘, 뱀 같은 혀를 가지고 부추기는 사람'이라는 글을 게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B 씨의 출마 전에 이 글을 게시했으므로, B 씨를 특정한 것이 아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글에서 사용한 표현은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 아니다'는 주장과 '설령 글이 모욕에 해당해도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주장도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특히 여러 다른 동료들의 진술 등 증거와 사정들을 살펴봤을 때, 그 글이 B 씨를 대상으로 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는 봤으나, 모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이 사건 글에 담긴 표현은 통상 일반인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글에서 사용한 표현의 정도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할 뿐이고,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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