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트럭에 소방차까지"…급수차 259대 강릉 도로 꽉 채웠다

운반급수 1만2064톤, 오봉저수지 3194톤 원수 투입
"결국 비 와야 해결"…강릉 내일 또 '찔끔비' 그칠 듯

강강원 강릉시 홍제정수장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들이 급수하고 있다. (뉴스1 DB)ⓒ News1 김성진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 속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군을 포함한 소방·민간 차량 259대를 총동원하며 정수·원수 운반급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강릉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연곡정수장에서 홍제정수장으로 이어진 정수 운반 급수량은 누적 1만2064톤, 주요 취수원에서 오봉저수지로 투입된 원수는 3194톤에 달했다.

이날에는 투입 규모를 더 늘렸다. 홍제정수장에는 소방차 71대, 군·기관 지원 차량 19대, 시 보유 차량 1대 등 모두 91대가 투입됐다. 동시에 오봉저수지 원수투입에는 군부대 차량 141대, 민간 차량 27대 등 168대가 몰려들어 급수작전을 이어갔다.

강릉시는 향후 홍제정수장 운반급수를 하루 3500톤까지, 오봉저수지 원수투입을 하루 1만5000톤까지 늘려 하루 최대 1만8500톤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운반급수와는 별개로 시는 지난달 28일부터는 14억 원을 들여 남대천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려 오봉저수지에 채우고 있다. 구산농보에 모은 물을 2㎞ 상류로 역송전하는 방식으로 하루 최대 1만톤을 확보할 수 있다.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급수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봉저수지의 저수량 1%가 14만톤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다.

결국 비가 와야 해결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비 다운 비'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4일 강원 영서내륙과 산지는 새벽부터 오후까지 5~20㎜ 강수가 예보돼 있지만, 강릉 등 중남부동해안은 낮부터 5㎜ 미만의 '찔끔비'에 그칠 전망이다.

오는 6일에도 차가운 북쪽 상층 기압골이 지나가며 영서내륙·산지에 강수가 예상되지만, 동해안은 강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7시를 기해 '재난 사태 선포 지역'이 된 강릉시는 현재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 중이다. 사태가 악화하면 시간·격일제 급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 전역에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이날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강릉 지역 식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3.8%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날(14.2%)보다 0.4%p 줄어든 수치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