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뭄 강릉' 시장 곳곳에 '휴업' 안내 문구…저수율 14% 마저 '붕괴'

3일 강원 강릉 성남동 중앙시장 내 한 점포가 지역 가뭄에 따른 물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휴업을 하고 있다.2025.9.3 한귀섭 기자
3일 강원 강릉 성남동 중앙시장 내 한 점포가 지역 가뭄에 따른 물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휴업을 하고 있다.2025.9.3 한귀섭 기자

(강릉=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강릉에서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물 절약에 나서고 있음에도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오전 11시 강릉 중앙시장 일대에는 물을 절약해 달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은 "가뭄이 심각한가 보다", "숙소에 물 안 나오는 것 아니냐" 는 등 대화를 주고받으며 걱정스러워했다.

시장 안에는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닭강정, 오징어순대, 모둠전, 튀김 등을 사고 맛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중앙시장의 한 점포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 절약을 동참을 위해 3일간 휴업하겠다'는 안내 문구를 붙이고 휴업에 나섰다.

시장 내 식당들은 물이 제대로 나오지않자 설겆이 등을 한꺼번에서 모아서 하고 있었다. 시장 내 한 식당 사장은 "물이 잘 나오지 않고 시청에서 절약해달라고 계속와서 최대한 설거지는 쌓아서 하고 있다"며 "그래도 청결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3일 강원 강릉 성남동 중앙시장 인근 공용 화장실의 세면대에 물이 안나온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2025.9.3 한귀섭 기자

인근 공용 화장실은 세면대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 거울에는 물 절약을 위해 수도를 틀어도 나오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한 관광객은 손을 씻지 못했다면서 푸념을 하기도 했다.

물 절약을 호소하고 주민들을 격려하는 현수막은 중앙시장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 붙어있었다. 또 숙박업소들도 체크인하는 관광객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하고 수영장과 사우나 등 부대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같은 시간 롯데칠성음료에서 운영하는 대관령 샘터에도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생수병을 여러 개 들고 와 물을 담았다.

포남동에서 왔다는 진모 씨(50대)는 "다들 물 절약에 동참하고 있고 매번 생수를 사 먹을 수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관령 샘터를 처음 찾았다"며 "오늘 물을 마셔보고 괜찮으면 계속 이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3일 강원 강릉 회산동의 대관령샘터에서 한 주민이 병에 물을 담고 있다.2025.9.3 한귀섭 기자

유천동의 한 고깃집은 물 사용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변경했다.

현재 강릉시는 현재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 중이다. 사태가 악화하면 시간·격일제 급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 전역에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이날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강릉 지역 식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3.8%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날(14.2%)보다 0.4%p 줄어든 수치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