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던 소방차, 물 퍼 나른다"…'극한 가뭄' 강릉 '급수 대작전'
강릉소방서 차량 22대 영동 전역 돌며 하루 465톤 급수
오봉저수 저수율 10% 붕괴 시도 전역서 46대 추가 투입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27일 오전 강원 강릉 홍제정수장. 이른 아침부터 소방펌프 차량이 줄줄이 몰려들었다. 불이라도 난 듯 긴박한 모습이었지만, 이들의 목적지는 화재 현장이 아닌 정수장 내부였다.
차에서 내린 소방관들이 기다렸다는 듯 호스를 길게 뽑아내더니 정수장 안으로 물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화재 진압이 아닌 '급수 작전' 중이었다.
강릉소방서 차량은 이날 오전부터 인접한 동해·양양·삼척·양양·속초·고성·평창 등 강원 영동지역 전역을 누비며 생활용수를 실어 나르는 중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오봉저수지 공급이 막히자, 소방차마저 급수차로 변한 것이다.
이상현 강릉소방서장은 "시민 생활용수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영동지역 소방 차량을 총동원해 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만 해도 22대(영동지역 12대, 강릉 10대)가 연곡정수장에서 물을 받아 홍제정수장으로 실어 날랐다. 하루 예상 공급량은 약 465톤.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이 같은 작전이 계속된다.
만약 강릉지역 주 취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강원 전역 소방차 46대가 총투입돼 하루 1000톤 넘는 물을 공급하게 된다.
이상현 서장은 "시민들의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자발적인 절수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릉시는 지난 20일부터 세대별 수도 계량기를 절반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 조치를 시행 중이다. 8일째인 이날 주요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6.4%로, 현재 속도로는 20일 남짓만 버틸 수 있다. 시는 저수율이 15% 밑으로 떨어지면 계량기를 75%까지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도 주가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