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장, 강원FC와 결별…"K리그2 진출 목표로 시민구단 지원"
홈경기 개최 갈등에 팬들도 양분
-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춘천시가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내년 홈경기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육동한 춘천시장이 그간 강원FC에 지원하던 예산을 춘천시민축구단 지원에 쓰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란 또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육 시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춘천시는 강원FC를 위해 많이 노력했고, 손해 보고 서운한 게 있어도 인내해 왔다"며 "(강원FC 홈경기에 대한) 강릉시와의 경매식 비딩은 최대 스폰서인 지자체를 경쟁에 내몬 잘못된 발상"이라고 거듭 불만을 표시했다.
육 시장은 이어 "현재 3부리그인 춘천시민구단은 협동조합 형태로는 발전이 어렵다. 거버넌스를 개혁해 법인으로 만들겠다"며 "강원FC에 가던 재원을 시민구단에 투자해 3년 안에 K리그2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육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강원FC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육 시장은 이후 16일엔 춘천시민축구단 훈련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춘천시민축구단의 K리그2 승격을 위해선 연간 최소 50억 원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모두 시비로 투입할 경우 시 재정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춘천 소재 기업 중 수십억 원을 투자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원FC 축구 팬들은 홈경기의 내년 홈경기의 강릉 단독 개최가 기정사실화되자, SNS 등을 통해 "이러려고 강원FC와 결별했느냐" "춘천시민축구단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등으로 양분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도 저마다 지역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춘천 홈경기 불참에 대한 책임 공방 등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FC도 내심 난감한 상황이다. 강원FC는 그간 강원도에서 연간 약 12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도민 구단'의 명분이 사라질 경우 도의회가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말 계약이 끝나는 강원FC의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내 춘천 사무국 사무실은 최악의 경우 강릉 사무국으로 모두 옮겨야 할 수도 있다.
강원FC 창단 때부터 팬이란 A 씨(50대·춘천 퇴계동)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춘천시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며 "내년에 강원FC경기를 하면 강릉은 너무 멀고 차라리 수도권에서 하는 원정경기를 보러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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