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없는 해발 900m '고원 도시' 태백 눈길

최근 4년간 폭염특보 발효 3건 그쳐, 열대야는 ‘0일’

강원 태백시 전경./뉴스1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기록적인 폭염으로 밤낮으로 무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원 태백이 전국 유일의 ‘폭염·열대야 없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국 183개 특보 구역 중 98%(180개)에 달하는 구역에 폭염 특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기준이 33도 이상이다.

이런 전국적인 무더위를 피한 지역은 ‘고원 도시’ 태백을 비롯해 제주 산간 및 추자도로 파악됐다. 내륙 지역으로는 태백시가 유일하다.

올여름 가장 더웠던 지난 26일 태백시에는 폭염도, 열대야도 없었다. 당시 태백의 최고 체감온도는 32.5도로, 폭염특보 기준을 넘기지 않았다. 이날 강원기상청은 태백을 제외한 도 전역에 폭염 특보를 발효했었다.

태백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것은 최근 4년(2021~2024년)간 3차례에 불과하다. 태백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시점은 △2021년 8월5~7일 △2023년 7월29일~8월6일 △2024년 8월1~7일 등으로 3차례며,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는 단 한 차례 폭염특보도 내려지지 않았다.

특히 이 기간 태백에는 열대야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올해 7월 현재까지 태백지역 열대야 일수는 ‘0’이다.

태백의 8월 최고기온은 평균 26도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한여름에는 시원하고, 평균 최저기온은 20도를 밑돌아 열대야도 나타나지 않는다.

태백이 여름에 시원한 것은 주민이 거주하는 곳의 평균 해발고도가 900m로 높기 때문이다. 서울 남산(270m)보다 3배 이상 높은 고원 도시다.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은 평균 1도씩 떨어진다.

시원한 날씨 덕분에 태백에서는 한여름에도 각종 체육대회가 잇따라 열리고, 열대야가 없어 야간에도 야외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폭염특보가 아직까진 발효되진 않았지만, 연중 가장 더운 시기가 8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백에도 앞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2021년, 2023년, 2024년 모두 8월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바 있다”고 말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