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아래 파도 소리와 맥주 한잔"…동해 어달해변의 여름 낭만
동해 '어달해변포차' 인기…해외 비치바 분위기 물씬
-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본격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전국 피서객이 강원 동해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가운데, 파도 앞 테이블에서 발끝에 바닷물을 적시며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해변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강원 동해시 어달해수욕장 백사장에 위치한 '어달해변포차'가 바로 그곳이다.
어달해수욕장은 오징어가 넘실대는 묵호항과 지역 대표 해수욕장인 망상해변 사이에 있다. 동해 사람들은 여름만 되면 물놀이를 가던 곳으로 익숙하지만, 타지역 사람들에겐 '횟집 많은 거리'나 망상해수욕장을 가기 위해 지나치는 해변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어달해수욕장의 여름밤이 청춘 남녀로 북적이고 있다. 백사장에 차려진 '해변포차' 때문이다. 매년 7~8월 해수욕장 운영이 시작되면 어달해수욕장 백사장엔 수십 개의 파라솔이 바다 바로 앞에 깔린다.
이 기간 해가 질 무렵이 되면 '어달밤' 등 감성적인 이름을 붙인 포차들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평균 5곳 안팎인 포차 테이블에 자리 잡으면 회는 물론 치킨, 제육볶음 같은 음식들이 배달돼 온다.
무엇보다 백사장과 포차의 경계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발끝에 바닷물을 적시면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노을과 파도를 마주한 채 즐기는 식사는, 마치 해외 비치바를 옮겨놓은 듯한 감성을 자아낸다.
특히 이곳은 노을이 질 때 그 감성이 더욱 극대화한다. 노을이 지는 바다를 눈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는 풍경은, 어느 해수욕장에서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어달해변만의 고유한 정취다.
지난 19일 어달해변포차에서 만난 정 모 씨(30·서울)는 "너무 낭만적이다. 노을 지는 바다에서 파도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술 한잔 마시는 이 감성은 어디서도 느껴본 적 없다. 진짜 포장마차"라고 말했다.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일부는 직접 조리 시설 없이 주문받아 배달 형태로 음식을 제공한다. 겉보기엔 포차지만, 알고 보면 일반 해수욕장에서 배달시켜 먹는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다.
어달해수욕장은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해수욕장이지만, 이 포차들은 마을운영위원회에서 민간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에 수년 전엔 허가 관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엔 시와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맺고 운영, 합법성과 일부 공공성을 갖췄다. 다만 일부 좌석이 바다와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안전 경계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또 일부 포차에서의 음식값 논란은 상인들 스스로 돌아볼 지점으로 지적된다.
동해시 관계자는 "마을 위원회와 관련 기관 간 대책 회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기상 악화 시엔 자진 철수를 유도하고, 위생 등 문제가 발생하면 높은 수위의 조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어달해변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여름 한정판 로컬 감성’을 전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폭염이 다시 찾아온다는 이번 주말, 동해 어달해변포차에서 '안전한 여름밤'을 즐기길 추천한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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