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도 심고" 강릉 농심 적신 단비…식수원 해갈엔 '역부족'
단비로 안반데기 배추밭 적셔…농가 일단 안도
저수율 28.6%…수영장 중단 등 절수 대책 유지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가뭄이 길어진 강원 강릉에 사흘간 70㎜ 안팎의 단비가 내려 애타던 농심(農心)을 적셨다. 그러나 식수원 저수지는 여전히 바닥을 드러내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진 못했다.
15일 오전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 일명 '안반데기'라 불리는 이 마을엔 오랜만에 찾아온 단비가 고랭지 배추밭을 적시고 있었다.
해발 1100m에 위치해 '구름도 쉬어가는 땅'이라고 불리는 이곳의 주민들은 고랭지 배추나 산나물을 재배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최근 강릉지역에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이곳 주민들은 며칠 전만 해도 스프링클러로 작물에 물을 주기 바빴다. 그러나 이날은 '천연 스프링클러'가 작물을 적셔주자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산 밑 농가도 마찬가지. 같은 날 구정면에서 농사를 짓는 김 모 씨(69)도 "2~3일 비가 내리면서 신나게 들깨를 심었다"며 "빗발이 약해지고 있는데, 이대로 한 이틀만 더 왔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이번 비로 지역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수위가 크게 높아지진 않았다.
전날 26.7%를 기록했던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27.1%, 오후 3시 40분 현재 28.6%를 기록하는 등 소폭 상승했지만, 완전한 해갈엔 한참 모자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는 전날부터 시행 중인 절수 대책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부터 운영이 중단된 강릉아레나, 강릉북부수영장, 강릉국민체육센터 수영장 등 공공 수영장 3곳은 이날도 문을 닫았고, 시청을 비롯한 공공시설과 각종 체육시설, 시립도서관 등 지역 내 공공화장실에선 여전히 수압과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물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
시는 향후 강수 상황을 지켜본 뒤 취수원 저수율이 35% 이상을 회복하면 주민편의시설인 공공수영장 운영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공시설 화장실 물공급량 조절은 유지한다.
시 관계자는 "비가 오면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소폭 상승한 상태"라며 "절수 대책을 유지하면서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들어 강릉지역엔 비가 그친 상황이지만, 오는 16일 또다시 비 소식이 들리면서 해갈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6~17일 영서내륙은 50~100㎜, 동해안은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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