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교육감 "진단평가, 스공학, 직업계고 개편 이제는 강원교육 중요한 뿌리"
[인터뷰] "학교서 미래 설계하고 지역서 실현 환경 만드는 데 집중"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3일 “일상적 행정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과 강원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한 과정”이라고 취임 3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시간이 날 때면 강원 지역 학교를 방문해 고충을 듣고 해결하는 신 교육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방학 중에도 자율학습을 운영하며 자기주도 학습 문화를 정착시킨 학교, 진단 데이터를 토대로 수업을 설계하고 학습 피드백을 하는 학교를 보며 정책이 현장에서 실천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소회는?
▶돌아보면 매 순간이 결심이었고 현장이었다. 교육감으로서의 지난 3년은 의자에 앉아 행정 서류를 본 시간보다 학교와 지역을 찾아 교육공동체와 만나고 도민과 소통하며 보낸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만큼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했고 실제로 변화는 그곳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어색하게 다가왔던 ‘진단과 지원’ 중심의 학력 정책,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 농어촌 유학과 직업계고 개편 등이 이제는 강원교육의 중요한 뿌리가 됐다. 교육청이 방향을 제시하고 학교가 아이들의 일상에서 실천하며 교사와 학부모님이 함께 응답해주신 결과다.
교육은 아이 한 명의 성장을 책임지는 일이자 지역이 살아갈 힘을 만드는 일이다. 강원교육이 걸어온 길은 일상적 행정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과 강원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한 과정이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현장을 지켜준 강원교육가족과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학력신장에 대한 많은 정책을 추진해왔다. 결실을 맺었다고 보는지, 일각에선 학력신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학력’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집중하는 시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지난 3년간 그 시간을 늘리기 위한 환경 조성에 힘을 쏟았다. 시키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 바로 그 문화가 강원교육의 지향점이었다.
핵심에는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와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스공학)’가 있다. 진단평가는 단순한 시험의 개념을 넘어서 학생 개개인의 위치를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설계하는 기초 도구다. 결과적으로 17개 과목 중 11개에서 성취기준 미도달 비율이 줄었다.
‘스공학’은 도내 중고교 93.5%가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방학 기간에도 교실이 활기를 유지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도 ‘초공학’이 도입돼 공교육 중심의 책임학습 체계가 점차 완성되고 있다.
회의적 시선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3년 사이에 학력 신장의 성과가 극적으로 도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교육정책은 단기 성과보다는 방향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하는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취의 기쁨을 맛 보며 끝까지 학습을 이어가도록 해야 강원 아이들의 학력이 근본부터 체질부터 변화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3년간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은?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학력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를 바꿨다.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개별 진단과 맞춤 지원 체계를 마련해 학교 현장에 안착시켰다.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가 대표적인 예다.
또 농어촌 유학, 직업계고 재구조화는 교육이 단순한 학습을 넘어 지역 유지와 인구 유입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수도권에서 강원도로 전학 오는 유학생, 지역 기반으로 진로를 설계하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강원특별법 교육특례 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교원 정원 확보, 교육재정 자율성 확대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이는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어려운 부분이다. 새로운 정책 도입 초기에 현장의 혼란도 있었지만 현재는 높은 참여율과 실질적 변화로 신뢰를 회복해가고 있다. 앞으로는 법적·제도적 기반까지 더해 보다 안정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동안 강원 지역 초·중·고등학교를 둘러보셨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학교와 이유는?
▶강원 전역의 학교를 꾸준히 방문하면서 확신하게 된 것이 하나 있다. 교육의 변화는 학교 규모나 위치가 아닌 학교 구성원의 의지와 실행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방학 중에도 자율학습을 운영하며 자기주도 학습 문화를 정착시킨 학교, 진단 데이터를 토대로 수업을 설계하고 학습 피드백을 촘촘히 진행하는 학교를 보며 정책이 현장에서 실천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소규모 농산어촌 학교들이 유학생과 재학생, 지역사회가 어우러지는 구조 속에서 새로운 교육공동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게 학교와 교육공동체들은 이제 정책의 수용자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마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의 주체이자 지역 교육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강원도민들에게 한마디.
▶교육은 교실에서 시작되지만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아이 한 명의 성장이 곧 가정과 지역사회의 미래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교육이 강원도의 가장 효과적인 미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 개별 맞춤형 수업, 수도권 학생 유치, 경쟁력 있는 직업교육 등은 ‘아이를 중심에 둔 교육’,‘지역을 지키는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된 일들이다. 도민 여러분의 신뢰와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제는 여전히 많지만 방향이 맞다면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 앞으로도 강원교육은 도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 안에서 그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
◆프로필 △춘천고 △강원대 사범대학 수학교육학과 졸업 △1976년 삼척 도계여중 교사 △1986년 태백 상장중 교사 △1991년 춘천 소양중 교사 △2003년 정선 나전중 교감 △2007년 횡성 안흥중·고 교장 △2010년 강원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2011년 강원도춘천교육지원청 교육장 △2013년 춘천 신포중 교장 △2022년 강원도교육감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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