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 산불로 매번 생지옥"…동해서 피어오른 '강릉 원망론'
2019년 옥계 산불 이어 이번에도 '판박이 산불'
강릉시장 사과 촉구·옥계면 동해 편입 목소리도
- 윤왕근 기자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자기집에서 불 나서 이웃집을 태워 먹었으면 사죄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지난 5일 강원 강릉 옥계에서 발화된 산불로 또다시 이웃 동해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동해지역에서 강릉시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원망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25일 동해시에 따르면 지난 5일 강릉 옥계면 주민의 '홧김 방화'로 발화한 대형 산불로 지역 내 산림 2735㏊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동해시 전체 산림 면적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또 중앙재난피해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799건이 피해를 당해 피해액이 173억원(공공시설 97억원·사유시설 76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이번 산불로 상흔을 입은 동해 지역사회에서는 강릉시를 원망하는 기류로 흐르고 있다. 강릉 옥계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것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9년 4월에도 이번 산불과 판박이로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실화로 산불이 발생, 동해시 망상동 일대 망상오토캠핑장과 인근 야산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이에 동해지역 시민단체는 김한근 강릉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동해사회연대포럼은 24일 동해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차례 강릉시의 실화와 방화는 동해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며 "3년간 동일 지역에 국가재난사태를 발생시킨 김한근 강릉시장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자체장이 틀림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포럼은 "자기집에서 불 나서 이웃집을 홀랑 태워 먹었다면 사죄하고 최선을 다해 재해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경계를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강릉시의회가 동해시에 기탁한 성금 100만원을 '조롱'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포럼은 "동해 도처에 옥계면민 이름으로 '동해시민에게 사죄하며 빠른 복구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며 "옥계면민 분들이 사죄할 이유가 없다. 그들도 3년에 거쳐 이웃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이고, 강릉시와 강릉시의회의 무사안일과 방관으로 화마를 당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들은 "법률적으로 인근 지자체 관리부실로 인한 재난사태에 대해 물질적, 정신적 피해 보상 청구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그 책임은 끝까지 묻을 것"이라며 "김한근 강릉시장은 재발방지책을 가지고 동해시민과 옥계면민 앞에 직접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동해시는 이번 산불로 인해 지역갈등이나 혐오로 옮겨 붙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이날 열린 산불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산불은 한 사람의 잘못(방화)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이것이 지역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산불 진화 기간 강릉지역에서 성금 등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고 산불진화대 등 많은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동해지역에서는 이처럼 강릉시를 원망하는 기류와 동시에 옥계면의 강릉 편입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열린 동해시의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회는 이정학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옥계면의 동해시 편입 제안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정학 의원은 "강릉시의 변방지역으로서 옥계면이 행정사각지대로 남아 산불 등 재난재해 발생과 확산이 통제 불가능하다면 생활권이 속한 동해시로의 편입을 통해 동해시가 주민보호와 재난재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행정당국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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