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700억대’ 대포통장 조직 소탕…월정액 받고 계좌관리까지

강원 경찰, 올해 3월초 관련 첩보 입수해 수사 끝에 총책 등 82명 일망타진
이외 단순 가담자 100여명 및 보이스피싱‧사이버도박 조직 3곳 추적 수사중

대포통장 유통 범죄단체 조직도(강원경찰청 제공) 2021.6.28/뉴스1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피해액 1조4700억원대 전국 최대규모 대포통장 유통 범죄단체 총책과 핵심 조직원 10명(구속)을 비롯 하부조직원까지 총 8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 조직의 총책 A씨(30대)는 조직내 행동강령을 만들고, 일반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행세를 하며 조직원들에게까지 신분을 숨겨오는 한편 주요 조직원들은 대포폰 516대를 사용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6년간 피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이들 조직의 범행은 덜미를 잡혔다.

강원경찰청 보이스피싱수사대는 올해 3월초쯤 ‘강원지역 모 은행에서 유령법인으로 대포통장이 개설된 게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2월말에 범행에 쓰인 계좌가 나오면서 본격 수사로 전환됐다. 수사에는 보이스피싱 수사대 2개팀 10명이 투입됐고, 범죄수익추적수사팀 1개팀 3명이 동원됐다.

수사팀은 추적수사 중 이 조직은 기존의 대포통장 유통 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기존 대포통장 조직(통장 1개당 300만원)과는 달리 이 단체는 매달 120만원을 받고 범죄조직의 대포통장을 계속해서 조직적으로 관리해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한 대포폰과 대포통장(강원경찰청 제공) 2021.6.28/뉴스1

경찰 관계자는 “예를들어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범죄조직의 연락을 받은 이 단체가 은행을 통해 직접 피해자와 연락해 피해금을 변제하고 지급정지를 해제해 계속 사용하도록 조치해주거나, 새로운 계좌를 제공하는 등 대포통장 판매 이후에도 범죄조직과 연계한 사후관리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원과 단순가담자 등 82명에 대한 검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4월초부터 6월18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이들은 2015년부터 6년간 해외 보이스피싱‧사이버도박 조직 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을 공급해 72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총책 A씨와 핵심 조직원 10명(구속)을 포함한 22명에게는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3명의 나머지 조직원과 57명의 명의 대여자 등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또 명의 대여자 등 단순 가담자 100여명에 대한 명단을 확보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근호 보이스피싱수사대장은 “조직폭력배를 방불케하는 ‘행동강령’을 만들고 수년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며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쌓인 이들 범죄단체의 꼬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며 “현재 이들 단체에게 대포통장을 공급받아 사용한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과 사이버도박 조직 등 3곳을 특정해 추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