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에 20일" 침수 피해 강릉 경포 진안상가 상인들 '시름'
경포호 범람하면 상가까지 물 들이닥쳐
- 이찬우 기자, 고재교 기자
(강릉=뉴스1) 이찬우 고재교 기자 = "태풍이 오거나 파도가 높게 일면 연례행사처럼 침수피해를 당합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지나간 3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 진안상가 침수피해 현장에는 주민들이 씁쓸한 표정으로 배수 작업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날 태풍으로 인한 폭우와 함께 만조가 겹치면서 경포호가 범람했고 물이 흘러넘쳐 일대가 잠겼다. 오후 7시 현재까지 경포대와 경포해변 사이 경포로 일대가 물에 잠겨 통제중이다. 운정삼거리 인근에는 볏짚이 도로를 덮쳐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주변 가로등도 모두 꺼진 상태다.
양수기가 쉴 새 없이 경포호로 물을 뿜어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지반이 낮아 물이 계속 모이다 보니 좀처럼 바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부 상가에는 물이 빠지지 않아 냉장고, 테이블 등이 둥둥 물에 뜬 채로 방치돼 있다.
시 공무원은 중장비를 동원해 경포호로 물길을 냈고, 상인들은 비가 멈추자 본격적으로 물에 젖은 가재도구 등을 상가 밖으로 꺼내며 정리했다.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상가 주인은 여전이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현장을 지켜보던 박건명씨(63)는 "루사 때는 1층이 모두 잠겼는데 올해는 반쯤 안 되게 잠겼다"며 "어제 그나마 소방대원이 도와줬기 때문에 1~2시간 버텼지만 호수에서 물이 넘어올 땐 방법이 없어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잘 넘어가나 했는데 이렇게 피해를 입었다"며 "복구하려면 보름내지 20일은 소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경택씨(70)는 "태풍이 온다고 하면 항상 걱정이 앞선다"며 "피해를 줄이려면 물이 잠기기 시작할 때 자동배수가 되도록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 건물이 재난위험시설 E등급을 받았고 상습침수구역인데 시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싶다"며 작은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일대 상인들은 침수피해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지대를 높이거나 건물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책에 대한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 간 세부사항 의견조율이 쉽지 않아 협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이 이따금 한 번씩 침수피해를 겪다보니 속상하면서도 일상처럼 익숙해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포 진안상가는 지난 1996년 재난위험시설 E급으로 지정됐다. 연약지반 부동침하로 벽체균열 위험요소가 있어 주의를 알리는 안내표시판까지 세워져 있다.
이날 강릉시가 오후 3시 기준 재산피해를 집계한 결과 도로, 주택, 상가 등 211곳에서 침수·범람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high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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