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릉 관광지 불균형…잠든 땅 옥계면

21일 오전12시 점심시간인데도 식당가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 옥계면. 2013.10.22/뉴스1 © News1 윤창완 기자
21일 오전12시 점심시간인데도 식당가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 옥계면. 2013.10.22/뉴스1 © News1 윤창완 기자

(강원=뉴스1) 윤창완 기자 = 지난 6월 포스코 마그네슘 공장 페놀유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강릉시 남부권 옥계면은 사람이 보이지 않아 스산한 분위기마저 들었다.

22일 강릉시 옥계면 마을.

옥계면 정류장에서 대기하던 한 버스기사는 "20년째 옥계면 버스를 운행했지만 관광객은 좀처럼 보기 힘든 동네"라며 말끝을 흐렸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마을에는 문을 닫은 상가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낮 12시 가장 많이 피해를 입었다는 횟집상가. 식사시간인데도 주차장은 거의 텅 비어있었고 상가 창문으로 보이는 식당 안에는 단 한명의 손님도 보이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에 횟집 주인들은 언론노출을 꺼리며 인터뷰조차 거절했다.

횟집상가들은 올해 여름 직격탄을 맞아 7월부터 손님이 끊겼고 포스코와의 피해보상 협의조차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이번 겨울을 어떻게 지낼지 막막한 상태다.

상가를 팔고 자리를 비운 한 횟집. 2013.10.22/뉴스1 © News1 윤창완 기자

옥계면 장터도 같은 상황이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은 낡은 돼지국밥집 안에도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20년째 국밥 장사를 한 윤희선(66)씨는 “사실 2012년 포스코 공장이 생기면서 직원들이 장터를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고 옥계면이 전혀 개발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관광객을 본지도 오래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포스코 공장의 인부들은 옥계면에서 소비를 하지 않고, 숙소가 있는 강릉이나 동해시까지 나가 소비를 많이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옥계면 관광지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병구 상가번영회장은 “지난 2007년 6월부터 정동진역~삼척 대금굴로 이어지는 관광패키지에 ‘옥계 5일장터’를 경유하는 관광코스를 신설해 활발히 진행하고 있었지만 흐지부지 되더니 지금은 무슨 이유인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있던 볼펜과 종이로 그림까지 그려가며 “강릉시 동해안 지역이 우후죽순 개발되고 있지만 남부권 옥계면은 발전되지 않아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며 “옥계면은 계곡과 30분 거리, 헌화로, 석화동굴 등 정선·동해·삼척 시·군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이란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며 필요성을 말했다.

또 주민들은 강릉시와 동양그룹이 지난 1월 체결한 옥계면 금진리 일원에 추진하고 있는 ‘힐링리조트’ 개발도 동양그룹의 자금난으로 인해 좌초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시는 11월 올림픽 특구가 확정되면 사업자 지정을 거쳐 본격 사업에 착수하는 일만 남겨둔 상태였다.

강릉관광 개발공사는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올림픽 연계관광발전의 핵심 사업권인 힐링리조트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경우 총 1조2000억원대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강릉시 관광과 관계자는 “현재 이번 사업 추진에 변동사항은 없을 것이며 상황도 괜찮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동양그룹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20년까지 진행되는 긴 시간동안 옥계 주민들은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애를 태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kairo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