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영조의 입맛 찾아준 '순창 고추장'

"18세기는 조선이 '매운맛'과 '단맛'에 중독돼 가던 시기" 주장 제기

순창 고추장/사진=순창군청 제공© News1

"18세기 조선은 순창의 매운 고추장 맛에 매료됐던 시기죠."

21일 전북 순창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순창 고추장이 영조의 입맛을 되찾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세기 영조의 입맛을 통해 본 '순창 고추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서울대 국문학과 정병설 교수는 "임금은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새로운 음식을 누구보다 앞서 접했던 인물"이라며 "임금이 무엇을 먹고 좋아했는지는 조선 음식문화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사례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특히 승정원일기를 통해 본 영조는 미약한 식성이었지만 순창 조씨 조종부의 집에서 담근 고추장을 매우 좋아했다"고 설명하며 "식욕이 없던 영조의 입맛을 찾아주는데 순창 고추장이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 "18세기 초 어의인 이시필이 쓴 '소문사설'에 순창 고추장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며 "조선에서 순창이 매운 맛의 명성과 함께 18세기 조선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순창의 특산물인 고추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각종 문헌에서 소개하고 있다고 알렸다.

정 교수는 "해동죽지라는 문헌에서는 '고추장은 순창의 명물이라고 그 향미를 소개한 뒤 순창사람이 서울에 와서 만들었더니 그맛이 순창에서 만든 것만 못했다'고 전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18세기 조선은 점차 매운맛에 중독됐던 시대로, 새로운 맛의 개척자인 고추장은 조선을 '매운맛'과 '단맛'의 세계로 이끌었다"라며 "'고추장 맛'은 18세기 조선의 문화적 풍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식품으로 순창이 그 중심에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열렸던 학술발표회는 한국18세기학회(회장 안대회)가 '맛의 기원-혀끝의 인문학'이란 제목으로 시작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첫 모임이었다.

wg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