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에 항의한 보행자와 다툼…"폭행당했다" 택시기사 벌금형, 왜

법원 "방어 위한 행위로 보기 어려워"…1·2심 벌금 50만원

뉴스1 DB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경적을 울린 것에 항의하던 보행자를 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선 택시기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이영은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67)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3년 12월 20일 오후 9시 51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도로에서 보행자 B 씨의 가슴을 여러 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자신의 택시 앞으로 지나가는 B 씨에게 경적을 울렸다. 이에 B 씨는 택시를 손으로 때리며 항의했다. B씨의 행동에 화가 난 A 씨는 택시에서 내려 B 씨에게 다가갔고, 곧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B 씨가 A 씨를 먼저 밀쳤고, 바닥에 주저앉았던 A 씨는 다시 일어나 B 씨의 가슴 부위를 손으로 여러 차례 밀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선 A 씨는 "B 씨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을 뿐이며, 자신은 이를 막기 위해 옷소매를 잡았을 뿐이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 씨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당시 피해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수회 밀치는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유죄가 인정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B 씨가 먼저 피고인을 폭행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B 씨의 선행 폭행에 대응한 소극적인 방어행위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사실오인을 사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촬영된 영상을 살펴보면 B 씨가 먼저 피고인을 밀쳐 본격적인 몸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피고인의 폭행 행위가 오로지 B 씨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에 그쳤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이 사건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