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비명에 바다 뛰어든 30대 서퍼, 부녀 목숨 구해

휴가차 제주 찾은 전주시설공단 이동규씨, 서핑보드 타고 부녀 구조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에서 바다에 빠진 부녀를 구한 전주승화원에서 근무하는 이동규 씨(38).(전주시설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휴가차 제주도를 찾은 전주시설공단 직원이 바다에 빠진 부녀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전주승화원에서 근무하는 이동규 씨(38).

22일 공단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께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었다. 당시 이 씨는 서핑을 즐긴 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한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허우적대고 있었다. 해변과는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상황이 위급하다는 것을 직감한 이 씨는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뒤 서핑보드를 들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1m 이상 높이의 파도를 뚫고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중년 남성은 허우적거리며 물속으로 점차 가라앉고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젊은 여성은 생존수영을 하며 물 위에 떠 있었다.

위급해 보이는 남성을 먼저 건져 올린 이 씨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여성을 서핑보드 위로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제 살았어요. 숨을 크게 들이쉬세요. 서핑보드가 있으니 위험하지 않아요"라며 두 사람을 안심시킨 뒤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성의 상태가 나빠지자 이 씨는 두 사람을 서핑보드에 태운 채 해변으로 이동했다. 함참 뒤 이 씨는 간신히 해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씨를 포함한 세 사람 모두 탈진 상태였다.

때마침 119 구조대가 도착했고 두 사람은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됐다.

확인 결과 사고를 당한 두 사람은 아버지와 딸 사이로, 수영 중 조류와 파도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사고 경위에 대한 간단한 조사를 마치고 제주를 떠나 전주로 복귀했다.

이 씨의 선행은 구조된 아버지가 공단 홈페이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아버지는 "당시 저와 딸은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때 이 씨가 저희를 발견하시고 망설임 없이 달려와 주셨다"면서 "사고 당시 너무 놀랐고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감사의 말씀조차 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날의 상황을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씨가 그 순간 보여주신 용기가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가 공단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알지 못하지만 한 시민의 입장에서 그분의 용기 있는 행동을 꼭 알려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올린다"며 "공단에서도 이 씨의 선행을 꼭 알아주시고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뜻을 전해주시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이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제주해경도 이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동규 씨는 "당시 위급한 상황이었기에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구조한 뒤에는 저도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면서 "그저 두 분이 무사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