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없어 위치 모를 응급신고…전북소방 집단지성·AI로 살렸다
희미한 음성 토대로…AI·민원 DB 활용 신고자 위치 특정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지난 13일 오후 10시 13분께, 전북소방 119종합상황실에 한 남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성은 "저… 119, 저… 아터비엔비 707호거든요. 심방 심장리 171이요"라는 불명확한 말을 남긴 채 통화를 끊었다.
구체적인 신고 내용 확인도 어려웠다. 당시 신고된 전화는 유심(SIM)이 없는 휴대전화여서 위치 확인도 재통화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응급환자의 도움 요청임을 직감한 상황실 직원들은 신고 내용을 공유하고 녹취를 거듭 들으며 단서를 찾았다.
직원들은 A 씨가 말한 단어와 숫자를 분석했고, 신고자가 언급한 '171'이 주소 번지수가 아닌 심박수 등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수치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어 그나마 발음이 명확했던 '아터'와 유사한 건물명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검색했다. 또 '707호'라는 단서를 토대로 민원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7층 이상의 주거 시설을 추렸다.
그 결과 신고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후보지는 4곳으로 좁혀졌다. 단서들을 토대로 지도와 로드뷰를 분석한 직원들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거시설이 신고자의 위치일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신고 약 40분 만에 구급대를 출동시켰다. 또 현장 진입에 대비한 경찰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역시나 상황실 직원들이 찾아낸 건물에는 A 씨(30대)가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A 씨에게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상태가 호전된 A 씨는 "맥박이 분당 180회까지 올랐다"고 호소했으며, 병원 이송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원들은 혈압과 맥박, 산소포화도 등 점차 회복하는 A 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증상 재발이나 악화 시 119에 재신고할 것을 안내하고 현장 활동을 마무리했다.
진형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장은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은 상황 요원들의 판단과 대응이 요구조자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보와 현장 경험을 적극 활용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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