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임금·퇴직금 체불한 휴게소 업주, 벌금 1000만→2000만원

1심 '휴일수당 미지급' 무죄…2심 "지급 관행·합의 인정" 유죄 판단

뉴스1 DB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직원들의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단체협약을 위반한 휴게소 운영업체 대표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휴일수당 미지급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면서 벌금도 두 배로 늘었다.

전주지법 형사3-2부(황지애 부장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73)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전북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업체 대표인 A 씨는 근로자 23명에 대한 유급휴일 수당 등 임금 1850만 원과 3명에 대한 퇴직금 165만 원 등 총 2015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직원들의 시업·종업시간을 변경하고, 조합비를 공제하면서 공제명세서를 제공하지 않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 단체협약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휴일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월급제 근로자의 월급에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이 포함돼 있고, 단체협약에서도 주휴일 근로 시간을 포함해 월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부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항소했다. 휴게소의 특성상 주말과 공휴일에도 근무해야 하고, 과거 월급제 근로자에게도 월급과 별도로 휴일수당을 지급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별도의 휴일수당 지급 의무가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A 씨 역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임금 협약서상의 문구를 근거로 월급제 근로자에게도 휴일수당을 줄 의무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협약서에 적힌 '시급제'라는 표현은 시급제 근로자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월급제 근로자의 수당을 계산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월급제 근로자에게도 유급휴일 수당을 따로 지급하기로 하는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영업해야 하는 휴게소 특성상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근무하는데, 쉬는 날이라는 이유로 수당을 주지 않으면 평일 근무를 꺼리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쉬는 날이어도 수당을 챙겨줄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그동안 휴일 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수당을 지급해 왔다"고 부연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수차례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상당수 근로자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범죄를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