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건 불법촬영 증거물 부순 '경찰 아빠'…수사관 유착 여부 캔다

불법촬영 시도 당일 파손·폐기…증거인멸 혐의 수사

전북경찰청 전경 2025.7.30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불법 촬영을 시도한 고등학생 아들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폐기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 간부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폐기 경위와 사건 담당 경찰관들과의 사전 연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경찰청은 형법상 증거인멸 혐의로 A 경감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경감은 고등학생 아들 B 군이 학교 여교사를 불법 촬영하려 한 사실을 알게 된 뒤 B 군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버리는 등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5월 22일 발생했다. 당시 B 군이 학교에서 교사를 불법 촬영하려는 모습을 해당 교사가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는 학교 관계자와 함께 B 군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휴대전화에는 흔들린 교실 사진만 있었으며 불법 촬영물로 볼 만한 사진이나 영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사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B 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B 군은 경찰 조사에서 불법 촬영을 시도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는 경찰에 제출되지 않았다. 사건 당일 파손된 뒤 버려졌기 때문이다.

B 군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아버지가 화를 내며 휴대전화를 부쉈고, 어머니가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군이 불법 촬영 시도 사실을 인정한 점과 실제 불법 촬영물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교사의 진술 등을 종합해 지난 6월 말 B 군을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수사팀은 A 경감의 증거물 훼손 정황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른바 '장윤기 사건'에 따른 경찰 수사 비위 의혹이 불거지기 전이어서 이를 별도 보고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경찰청이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전수조사하면서 A 경감의 휴대전화 훼손 정황도 수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경찰은 최근 A 경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B 군 진술의 신빙성과 실제 휴대전화 파손·폐기 과정 등을 확인하고 있다.

형법에는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본인을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 특례가 있다. 이에 경찰은 해당 특례의 적용 여부와 함께 A 경감이 사건 담당 경찰관들의 연락을 받은 뒤 휴대전화를 없앴는지, 사건 처리 과정에 유착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