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한복 포기했어요"…전주한옥마을, 휴가철인데 적막강산

34도 찜통 더위에 걷는 것 만으로도 지쳐
안내소 "6월부터 관광객 뚝, 대부분 실내로"

최고체감온도가 34도를 기록한 26일 오전 11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옥마을 풍경.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아 너무 더워요. 그늘만 찾아 걷게 되네요."

26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한옥마을. 여름 휴가철을 맞았지만,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에 거리 곳곳이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한복을 차려입은 관광객들로 북적였을 태조로와 경기전 일대도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손에는 저마다 양산과 손선풍기가 쥐어져 있었다. 길가에 마련된 대형 얼음 앞이나 처마 그늘에만 발길이 모여들었다.

폭염 속 한옥마을을 누비는 일부 관광객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옥 사이 골목길마다 쨍하게 내리쬐는 볕 때문에 체감온도는 34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상인들은 문을 굳게 닫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기 바빴고, 간간이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시원한 음료를 찾아 황급히 인근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더위를 참지 못한 일부 관광객들은 거리 한복판에 조성된 실개천을 발견하자마자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발을 풍덩 담그며 잠시나마 열기를 식히기도 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원한 물살에 발을 담근 채 한숨을 돌리는 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최고체감온도가 34도를 웃돈 26일 오전 11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2026.7.26 ⓒ 뉴스1 장수인 기자

서울에서 친구들과 전주를 찾은 박 모 씨(23)는 "학교 졸업 전에 추억을 만들려고 왔는데 너무 더워서 한복도 못 입고 시원한 곳만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다"며 "계획했던 것들은 다 못 했지만, 이런 것도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찜통더위에도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 곳곳을 누비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가족여행을 온 이도형 씨(34)는 "연애 때 아내와 전주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데이트를 했었는데, 아이들에게도 경험시켜 주고 싶어 휴가를 맞춰 왔다"며 "한복이 더워 보일진 몰라도 햇빛을 가려줘서 살도 덜 타는 것 같고 통풍도 잘돼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간다"고 웃어 보였다.

한옥마을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더워서 사람이 많이 없다. 6월부터 그랬다"면서 "원래는 이 시기가 휴가철이니까 관광객이 늘어나야 할 시기인데, 날이 너무 덥다 보니 한옥마을에 오더라도 대부분 실내에 머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최고체감온도는 전주와 김제가 34도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고창·완주 33.6도, 정읍·익산 33.5도, 남원 33.4도, 군산·부안 33.1도, 순창 32.8도, 무주 32.5도, 임실 32.1도, 진안 32도, 장수 31.6도를 기록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