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림에 나도 당했거든"…택시기사 눈썰미, 보이스피싱 막았다

과거 피해 경험…'비슷한 복장' 현금 수거책 알아보고 신고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김제=뉴스1) 문채연 기자 = 전북 김제의 한 택시기사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과거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현금 수거책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A 씨(60대)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A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건네받은 현금 2000만 원을 조직에 송금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검거는 택시기사 B씨(60)의 날카로운 눈썰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께 택시 기사 B 씨(60대)는 가방을 맨 A 씨를 차에 태웠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부안군에 있는 한 은행으로 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B 씨는 "인근에도 같은 은행이 있다"며 다른 지점으로 안내했다.

수상하게 여긴 이유는 A 씨의 옷차림 때문이었다. B 씨는 A 씨가 커다란 크로스백에 모자를 깊게 눌러쓴 차림새인 것을 보고 현금 수거책임을 의심했다. 특히 은행에 도착해 많은 현금을 ATM기에 입금하려는 행동을 보고 보이스피싱 범죄 수거책일 가능성을 확신했다.

B 씨는 과거 보이스피싱으로 1억3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으며 당시 A 씨와 비슷한 차림의 현금 수거책에게 돈을 건넨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현금 수거책 A 씨를 발견하고 긴급 체포했다. 이후 피해금 2000만 원 상당을 현장에서 회수했다.

이후 여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과거 A 씨가 총 7차례에 걸쳐 현금과 금괴 등 7억 7500만 원 상당의 현물을 수거해 외부 계좌로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한 번 송금할 때마다 돈을 받기로 하고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를 막은 택시 기사 B 씨에게 전날 감사장을 수여했다"며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