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지사 '내국인 허용 카지노 유치' 발언에 지역사회 시끌

첫 기자회견서 '새만금 카지노 유치…특별법 개정' 언급
시민단체들 일제히 유치 계획 철회 촉구…"우려, 분노"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9기 도정운영방향을 밝히고 있다. 2026.7.13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 이원택 전북도지사가 민선 9기 출범 첫 기자회견에서 던진 '내국인 허용 카지노(오픈 카지노) 새만금 유치' 발언과 관련해 전북이 시끌시끌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실상의 첫 도정 정책이 도박 산업인가. 이를 위해 (특별)법까지 바꾸려 하는가'라며 잇단 비판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사는 지난 13일 민선 9기 출범에 따른 도정 운영 방향 및 중점 추진 과제 발표 자리에서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를 비롯한 새만금 복합리조트 조성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광활한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개발 방안을 놓고 고민이 많다. 앵커 관광시설이 필요하고 그것이 복합리조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국인 카지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내국인 출입 횟수 한도를 정하면 도박으로 인한 폐해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사회적 문제 지원책을 통해 대응한다면 카지노와 관련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잇달아 비판 성명을 내놨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전북지역 발전을 위한 교두보가 돼야 할 새만금 땅을 도박장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카지노 산업은 결코 지역 경제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상생의 산업이 될 수 없다. 지역 사회를 뿌리째 갉아먹는 기생 산업일 뿐이다. 극소수 자본의 배만 불리는 약탈적 사행산업이라고 비판하며 유치 계획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 카지노. 2025.2.26 ⓒ 뉴스1 오현지 기자

전북환경운동연합도 "도민 주권과 내발적 발전을 도정 핵심 가치로 내건 이원택 도정의 1호 과제가 고작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특별법"이라며 "복합리조트라는 포장지로 도박 산업을 유치하려는 구상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도민의 삶을 파탄 내며 국토를 도박판으로 만들 내국인 카지노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도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특별법 개정을 통해 카지노 유치를 강행한다면 전북도민의 강력한 저항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새만금의 미래를 도박 산업에 맡기겠다는 이 지사의 발상을 강력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도당은 "이는 새로운 정책도 아니다. 10년 전 전 시민사회의 반대 속에 폐기된 낡은 정책이다. 당시에도 숱한 우려로 철회됐다"면서 "또다시 같은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정책의 빈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 속에 정책과 관련한 공론화가 생략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깜짝 발표된 정책이 최소한의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만큼,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라도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만금개발공사를 중심으로 카지노 유치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대기업과의 투자 협의도 상당히 진행됐다는 전언도 있다. 이 지사 또한 "새만금개발공사와 계속 협의해 왔다. 투자 의사가 있는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지사는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새만금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해 전북특별법 개정 등 법적 기반 마련에 본격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다만, 법 개정과 함께 지역 사회 여론 추이, 타 지역(강원·제주 등) 반발 등 사업 추진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125i1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