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 전북교육감 "교육은 살아가는 힘…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것"
[인터뷰] 위기극복 위한 변화 약속…학력과 실력, 성장 추구하는 교육 강조
-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전북교육의 위기 극복을 위한 쇄빙선 역할을 하겠습니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이 취임 후 가진 첫 직원조회에서 한 말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소멸과 교육공동체 붕괴, 교육 수준 불균형 등 전북교육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발언이었다. 향후 전북교육 방향을 설명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천 교육감은 학교교육의 대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행복한 학교, 학부모에게 신뢰를 주고 지역발전까지 이끄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게 천 교 육감의 생각이다. 기본부터 다시 단단하게 세우겠다는 것이다. 천 교육감은 이를 통해 경쟁을 넘어 상생을 추구하는 교육, 아이들의 학력과 실력, 성장을 돕는 교육으로 바꿀 생각이다.
천호성 교육감은 "해답은 늘 현장에 있다는 것이 지난 35년 간 현장에서 배운 원칙이다"면서 "앞으로 모든 전북교육 정책 판단의 기준은 현장이 될 것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눈높이로 생각하고, 교사들의 언어와 학부모들의 마음으로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호성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의 당선은 전북교육을 제대로 바꿔달라는 엄중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의 무게를 항상 깊이 새기겠다. 앞으로의 4년은 보여주기식 성과보다 아이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학교와 지역 곳곳의 의견을 충분히 살피며 해법을 모색해 나갈 생각이다.
-지금 전북교육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떨어진 신뢰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믿고 존중할 때 제대로 설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사들은 교육활동 침해와 민원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학부모는 학교를 못 믿는다. 학생 역시 배움과 진로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숙제다. 학생 수 감소는 학교의 위기로 이어지고, 학교의 위기는 다시 지역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지금 전북교육은 회복과 안정 위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교사는 안심하고 가르치고, 학생은 존중받으며 배우고,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지역과 함께 아이들의 미래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교육공동체 구성원들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의 창구를 만드는 일이다. 서로 존중하는 학교문화는 '이제부터 만들자'라고 한다고 해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만나고, 이야기하고,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 프로그램, 관계 회복 프로그램, 학교 공동체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겠다.
물론 교육활동 침해나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다. 법률 지원과 심리·정서 지원, 관계 회복 지원까지 이어지는 교육활동 보호망을 갖출 것이다. 다만 법률적 대응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먼저 학교 안에서 대화와 관계 회복이 가능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큰 과제도 안고 있다.
▶작은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전북의 미래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학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다시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오고, 학부모가 오고, 지역에서 배우고 머물고 살아갈 수 있는 교육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전북유학을 확대하고, 지역마다 가진 생태와 역사를 살린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겠다. 학부모가 '우리 아이를 전북에서 키우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매력 있는 교육을 만들겠다. 고등학교 단계에서도 전북의 강점을 살린 특성화 교육도 필요하다. 태권도, 음식, 문화예술, 지역 산업 등 전북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교육과 연결해 국내 학생은 물론 해외 학생들도 찾아올 수 있는 학교 모델을 만들겠다.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비전으로 제시했는데.
▶공부와 삶은 따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 진학과 점수 향상에 치우치지 않고 아이들이 배운 것을 실제 삶 속에서 써보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금융 교육, 생활 습관, 지역의 삶과 연결된 배움 등 생활 밀착형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지역화·다양화·특성화하고, 독서 교육, AI기반 맞춤형 배움, 진로 체험과 도전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겠다. 아이들이 정해진 답만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기초학력 책임제와 진로·진학교육 체계 구축이다. 이 두 가지는 전북교육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두 축이다.
제가 생각하는 학력은 단순한 시험 점수가 아니다. 학력은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살아가는 힘이다. 지적 능력은 물론 표현력과 상상력, 기초·기본 습관, 생활 속 문제 해결력, AI 활용 능력까지 포함된다. 또 문해력과도 깊이 연결돼 있는 만큼, 독서300 프로젝트도 실시하겠다.
진로·진학교육 역시 학교와 선생님 개인의 노력에만 맡겨둘 수 없다.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 변화, 직업 세계 변화에 대응하려면 체계인 지원시스템과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중학생에게는 도전 프로젝트, 고등학생에게는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해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 자체가 교육이 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교육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의 4년은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실현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성장하는 교육을 만들어 갈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움의 기쁨을 아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전북의 미래가 되도록 하겠다.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교육의 변화는 교육감의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해야 합니다. 서로 믿고 협력할 때 전북교육은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도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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