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한여름 찜통인데…기후변화 못 쫓아가는 '28도 냉방 지침'
평년 웃도는 더위 속 전북경찰청 등 지침 상한선 28도 유지
시민들 "사무실 푹푹 쪄서 놀라"…현장선 "차라리 끄는 게 나을 지경"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에어컨 켠 사무실보다 복도가 더 시원할 지경이에요."
때이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북경찰청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7월 중순에 해당하는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냉방 지침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가 늘고 도래 시기가 앞당겨지는 만큼, 대민 서비스 질과 업무 효율을 고려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전북지역 일 최고기온은 완주 32도를 비롯해 고창 31.9도, 정읍 31.5도, 전주·김제 31.1도, 남원 31도, 임실 30.9도, 익산 30.8도, 무주·진안 30.7도, 부안 30.6도 등을 기록했다.
이는 이 시기 평년 기온인 26.2~28.8도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특히 31.1도를 기록한 전주의 경우, 평년 기준으로 보면 7월 중순에나 나타나는 한여름 기온으로 분석됐다. 계절의 시계가 한 달 이상 빨라진 셈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실내 온도는 이 같은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의 냉방기 사용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따른다. 규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냉방설비 가동 시 실내 온도를 평균 28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중앙집중식 냉방 방식인 경우 등에 한해 2도 범위에서 기준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북도청과 전주시청은 해당 지침의 하한선인 26도에 맞춰 중앙 냉방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경찰청 등 일부 기관은 상한선인 28도 운영을 고수하고 있다.
실내 온도 28도가 유지되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바깥 날씨와 다를 바 없는 더위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수십 대의 컴퓨터 본체와 복사기 등 사무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까지 더해지면 실제 체감 온도는 30도에 육박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일부 직원들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1인용 선풍기를 책상에 비치하기도 하지만, 열기가 더 모아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무나 민원으로 관공서를 찾은 시민들 또한 불쾌감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원차 전북경찰청 로비에 들어선 한 시민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할 줄 알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푹푹 쪄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내 한 공공기관 청사 관리 담당자는 "매년 하절기마다 기후부 지침을 따라 26~28도 선에서 중앙 냉방기를 운영해 왔다"면서 "보통 이 시기에는 27~28도 선으로 운영했던 거 같은데 요즘 갑자기 더워진 거 같아서 제일 낮은 26도로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28도로 켤 거면 차라리 안 켜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출근할 때부터 얼굴에 땀이 맺힌다. 기후부 지침을 따르는 건 알겠지만, 갈수록 더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28도는 너무하지 않냐"고 호소했다.
한편 전북은 6월 넷째 주 초까지 7월 중순과 비슷한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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