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사각지대 놓인 노후 아파트…전북 소방, 연기감지기 설치

잇단 노후 아파트 화재 참사에 전북소방, 감지기 보급
경보기 없는 1만2000세대 대상…아동·노인 등 우선 지원

전북소방본부가 27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노후 아파트에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를 설치하고 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전북 소방이 준공 15년 이상 아파트에 화재경보기를 설치한다. 노후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27일 전북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노후 아파트 428세대에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화재 연기를 감지하면 내장된 경보음과 음성으로 화재 사실을 알리는 소형 소방기기다. 소방에 자동 신고되는 기능은 없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동주택은 소화기와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소방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중 아파트와 기숙사는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지난 1992년 16층 이상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조항이 소방법 시행령에 추가됐지만, 현행법상 그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제도 공백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부산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미성년자 2명이 숨졌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에서도 불이 나 아동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두 아파트 모두 준공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였다.

지난 4월 전북 김제 신풍동의 한 노후 아파트 화재로도 주민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아파트 역시 준공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였다.

이에 전북소방은 올해 연기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 908단지(12만3055세대) 중 94개 단지 1만2063세대에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대상은 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없는 공동주택 중 아동·노인·장애인 등 화재 인지와 대피가 어려운 세대를 우선 선정했다.

소방 관계자는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노후 아파트 화재의 경우, 세대 내 경보기 부재로 초기 대피와 진압이 어려워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며 "연기감지기는 기존 아파트에 설치된 열감지기보다 2분 이상 화재를 빠르게 감지해 아동과 노인, 장애인 등 화재 안전 취약자의 신속한 대피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