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 비극…설날 부부싸움 끝 아내 살해 80대 징역 12년 선고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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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설날 당일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8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영하)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80)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설 당일인 지난 2월 17일 오전 11시 55분께 정읍시 자택에서 아내 B 씨(68)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직후 A 씨는 아들에게 전화해 범행 사실을 털어놨고, 아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 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자해까지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결과 A 씨는 B 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을 벌이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지난 1977년 결혼, 약 48년 넘게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A 씨는 평소 아무런 근거 없이 B 씨의 외도를 의심하는 등 의처증 증세를 보였고, 술을 마실 때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 이 부부는 설 명절을 맞아 집에 찾아온 아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아들이 돌아간 뒤에도 계속 술을 마시던 이들을 결국 부부싸움을 벌였다. 술만 마시면 심해지는 남편의 의처증 증세로 인한 다툼이었다.

이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한 A 씨는 소주병으로 B 씨의 머리를 때렸으며, 흉기로 목 부위를 수차례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범행에 결국 B씨는 숨졌다.

재판부는 "48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배우자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또 한순간 모친을 잃은 자녀들은 회복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령이고 음주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 범행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