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살해 후 난동 30대…망상이 불러온 참극 [사건의 재구성]
마음의 병 앓다 약 끊으며 부모에 대한 인식 왜곡
"후회·사죄하는지 의문" 1·2심 징역 30년 선고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지난 2025년 4월 26일 낮 12시 50분께, 전북 익산시의 한 아파트 단지 복도에서 비명이 들렸다. 비명을 지른 이는 보일러 점검을 위해 해당 아파트를 방문한 기사였다. 그가 비명을 지른 이유는, 복도에서 마주친 한 남성이 돌연 자신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 남성 A 씨(36)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A 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집 안에서는 더 큰 참극이 벌어진 상태였다.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경찰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중년 부부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들은 다름 아닌 A 씨의 아버지 B 씨(69)와 어머니 C 씨(59)였다.
참혹한 사건의 시작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 씨는 2007년부터 마음의 병을 앓기 시작하며 수년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다. 우울증과 망상 증세 등으로 다수의 정신과 치료를 이어왔고, 서른 중반이 된 아들이 긴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부모는 곁을 지키며 보살폈다.
그러나 A 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을 중단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무너졌다. 약을 먹지 않으면서 증세가 악화한 그는, 자신을 보살피던 부모를 향한 인식이 급격히 왜곡됐다. 결국 망상에 사로잡힌 A 씨는 부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집 안에서 시작된 범행은 아파트 복도를 지나던 보일러 기사에게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팔 등을 크게 다친 보일러 기사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집 안에서 시작된 범행은 아파트 복도를 지나던 보일러 기사에게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팔 등을 크게 다친 보일러 기사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존속살해와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직계 존속살해 범죄는 반인륜적·패륜적으로 일반 살인죄보다 죄질이 무겁고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에 대해 후회나 사죄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장기간 치료받은 점, 이 사건 범행이 평소 복용하던 약물을 중단한 것으로 인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사는 양형부당 등을 사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상황, 수사기관에서의 태도 등을 살펴보면 자신의 참혹한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이 앓고 있는 질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심이 명한 치료감호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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