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 사재기 대란인데…전북도 "재고 파악했지만 비공개"

중동발 원료 수급 불안에 구매 수요 증가…곳곳 품절·구매 제한 이어져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마트 입구에 '쓰레기봉투 한명당 한 묶음 제한'을 안내하는 문구가 붙어있다.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종량제 봉투 재고가 없습니다. 주문은 넣었는데 입고 시점은 알 수 없네요."

26일 오후 1시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편의점. 평소 계산대 옆에 비치되던 20리터 종량제 봉투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봉투를 찾는 시민의 물음에 점주는 난감한 표정으로 빈 수납장을 가리켰다.

인근의 편의점과 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마트 출입문에는 '종량제 봉투 1인당 1묶음(5매) 제한 판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확산하면서, 비닐봉지 품귀 가능성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이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행정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도는 도내 시군별 종량제 봉투 비축 물량과 수급 현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민감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수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정읍 등은 30일분, 나머지 지역은 100일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군별 물량 편차가 커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논리지만, 오히려 정보 부재가 시민들의 사재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 안 모 씨(40대)는 "물량이 충분한지 부족한지 모르니 마스크 대란 때처럼 일단 사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 씨(30대)는 "집에 쓰레기봉투가 뚝 떨어졌는데 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당황스럽다"며 "없는 쓰레기봉투를 만들어 쓸 수도 없고, 일단 계속 찾아다녀 봐야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현장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주시는 "공급에 문제가 없다"며 재고 소진 시 임시 봉투 제작 등의 대책을 밝혀 전북도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