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만 에너지 절약해야 하나"…5부제 첫날, 엇갈리는 분위기
전북도청 출근길 '꼼수' 난무…차단기 열린 틈 타 꼬리물기도
"원래 시행하던 제도라 크게 와닿진 않아…전쟁 빨리 끝나야"
- 장수인 기자, 문채연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문채연 기자 = "공공기관은 이미 5부제 시행해 왔어요. 에너지 절약 효과 내려면 민간에도 확대해야죠."
25일 오전 8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북쪽 1문 앞 대로변.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가 의무화된 첫날 아침 도청 주변 도로는 직원들이 타고 온 차들이 길게 늘어서며 순식간에 불법 주차장으로 변했다.
정부는 최근 중동사태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 불안이 확대되자, 이날부터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다. 이는 기존에 시행하던 제도지만, 그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반복 위반시 징계까지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다만 경차와 친환경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날은 차량 번호 끝자리가 3과 8인 차량의 청사 진입이 통제됐다. 출근길 대다수 직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지인 차에 동승(카풀)해 오는 등 규정에 맞춰 제도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간혹 통제를 벗어난 '얌체' 차량도 목격됐다. 앞선 일반 차량이 정문을 통과하며 차단기가 열린 틈을 타 '꼬리물기'로 도청 내로 진입하는 식이었다.
5부제 단속을 피하려는 일부 차들은 도청 인근 갓길로 몰려들었다. 주변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도보로 출근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 오전 9시가 넘어가자, 이들이 남겨둔 차들로 인해 인근 도로는 사실상 불법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도청 직원 A 씨는 "원래 차가 없어 오늘도 평소처럼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며 "도청은 원래 차량 5부제를 시행했는데, 이렇게 대대적으로 하는 건 처음이라 다들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오늘 공지를 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타지역에서 출근하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 걱정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 B 씨는 "퇴근 후 차를 써야 할 거 같아 다른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왔다"며 "차량 5부제는 원래 해왔던 거라 크게 와닿진 않는다. 하루빨리 중동전쟁이 마무리되고 더 큰 위기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전주시 완산구의 전북도교육청 앞 도로에도 출근을 위해 진입하는 공무원들 차량이 늘어섰다. 주차차단기 옆에는 출입할 수 없는 차량 번호 끝자리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출입 제한 대상이 아닌 차는 차단기를 넘어 청사 안으로 들어갔지만, 제한 대상 차량은 입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경비실 직원이 출입구 스피커로 차량 5부제 시행을 안내하자, 대부분 마찰 없이 회차하는 모습이었다.
교육청 직원들은 차량 5부제 시행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에너지 절약 효과에는 의문을 표했다.
김모 씨(40대)는 "교육청은 원래도 차량 5부제를 시행해 왔다. 생각보다 엄격하게 확인해 해당 요일에는 자연스럽게 차를 두고 오게 된다"며 "공공기관 상당수가 이미 차량 5부제를 시행하는 만큼, 실제로 에너지 절약 효과를 내려면 민간 부문으로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모 씨(30대)도 "전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이 많아 차량 5부제에 해당하는 날이면 하루 정도 택시나 버스를 타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일부 직원은 주변 골목에 차를 세우고 출근하는 경우도 있어 (차량 5부제가) 실효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민간 부문에도 차량 5부제 자율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의 차량 5부제 의무 참여도 검토할 방침이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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