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만세!"…군산서 다시 울려퍼진 3·1 독립 함성
한강 이남 첫 3·5만세운동 발원지서 역사 되새겨
800여명 시민, 구암동 일원 행진하며 '태극기 물결'
- 장수인 기자
(군산=뉴스1) 장수인 기자 = "대한독립 만세! 만세!"
107년 전 일본의 무단 통치에 저항하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던 함성이 전북 군산시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1일 오전 8시 50분께 군산시 구암동의 '3·1운동 100주년기념관(구암교회)' 앞. 1919년 3월 5일 한강 이남 독립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된 독립운동이 벌어졌던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태극기 물결로 가득 찼다. '107주년 3·1절 기념행사' 참여를 위해 모인 800여명의 시민은 흰 한복을 차려입고, 태극기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발걸음을 맞추며 "대한독립 만세"를 연달아 외쳤다. 북소리가 박자를 이끌었고, 태극기가 파도처럼 출렁였다.
어린아이의 작은 손에도, 발걸음이 더딘 노인의 손에도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일부 시민은 마치 1919년 그날에 있듯 비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담희 학생(12)은 "선생님이 오라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왔는데 즐겁다"며 "유관순 언니가 만세운동을 했었다는 이야긴 책에서 봤었는데 그 옛날에 여기서도 그런 만세운동을 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고, 그때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덕자 씨(72)도 "그동안은 일하랴, 아이들 키우랴 정신없이 사느라 이런 뜻깊은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며 "올해 처음 딸을 통해 이 행사를 알게 돼서 왔는데 즐겁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태극기를 들고 행진 행렬을 따라 걸었다.
8살, 11살 자녀와 태극기를 흔들며 주변을 걷던 주민 김종선 씨(40대)는 "오늘 이런 행사를 한다길래 어제부터 아이들과 꼭 가자고 약속했다"며 "아이들이 책을 통해 만세운동을 아는 것보다 이렇게 참여하면서 직접 보는 게 조금이라도 더 유익할 거라고 생각했다. 집이 근처라 앞으로 매년 참여해 볼까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군산 구암교회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기미독립선언문이 낭독된 3월 1일 이후 한강 이남 지역에서 최초로 시작됐다. 유관순 열사가 아우내장터에서 만세운동 주역으로 활동했던 4월 1일보다 앞선다.
당시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재학 중인 영명학교 출신 김병수 학생이 미리 독립선언서를 구암교회 박연세(영명학교 교사) 장로에게 전달했다.
이후 영명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3월 6일 장날에 시위를 벌이기로 계획하던 중 일제 경찰에 발각됐다. 3월 5일 새벽 박연세·이두열 학생 등 시위 주도자들이 잡혀갔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오전 8시께부터 미리 준비해 둔 3500장의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꺼내 들고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 시위대가 군산경찰서로 행진할 때는 교회 교인들과 군산공립보통학교 학생, 시민들까지 합세해 만세 시위를 벌였다.
총 28회에 걸쳐 진행된 군산 3·5만세운동은 53명 사망, 72명 실종 등 순국자가 발생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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