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메신저로만 연락하던 언니, 김치냉장고 속 시신으로 발견됐다
40대 남성, 살인·시체유기 등 혐의 '징역 30년'
재판부 "마지막까지 고인 오욕, 사회로부터 격리 필요"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1년여간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로 법정에 선 4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살인과 시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1)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10월 21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 B 씨(40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B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8800만 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실종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신고자인 B 씨 동생은 자신의 언니가 1년 동안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공조 요청을 받고 수사에 나선 군산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수송동의 한 원룸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주식 문제로 다투다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에 따라 과거 B 씨와 함께 거주했던 조촌동 빌라에서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B 씨의 시신은 김치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이후 B 씨 가족의 연락에 메신저로 답하고, 빌라 월세를 납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직접 김치냉장고를 구입했으며, B 씨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보험을 해지한 뒤 받은 돈 8800만원 상당을 가로채는 등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대출받은 금액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은닉하고 피해자를 사칭해 가족들을 속이는 등 장기간 범행을 은폐해 엄벌에 처할 필요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11개월간 차디찬 김치냉장고에 시체를 보관하면서 마지막까지 고인을 오욕,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그럼에도 유족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주고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중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kyohyun2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