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 찾은 시민들 '김장 삼매경'…캐리커처·떡 만들기도
전주시 문화예술공작소 주관 '담그랑께 나누랑께' 행사 현장
- 강교현 기자, 문재욱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문재욱 기자 = "직접 담근 김치에 맛있는 저녁 먹을 거예요."
30일 오후 1시께 전북 전주시 전라감영 서편부지에서는 김장 담그기 행사가 한창이었다.
흰 비닐을 깐 긴 테이블 위에는 수십 포기의 배추가 줄지어 놓였고, 참가자들은 위생 장갑을 낀 손으로 양념을 움켜쥐어 배춧잎 사이에 정성스럽게 발랐다. 빨간 양념이 손가락 마디 사이로 스며들며 잎을 적셔가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배추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착’ 하고 부드럽게 들리는 소리, 양념이 잎에 스며드는 촉촉한 소리가 테이블 주변을 채웠다. 아이들은 조심스레 양념을 얹어보며 긴장된 표정을 지었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두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 모 씨(40대)는 "올해 김치는 아이들과 직접 담가서 더 맛있을 것 같다"며 "아이들도 김장 체험을 너무 좋아해서 다행이다. 함께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배추 특유의 시원한 향과 매콤한 양념 냄새가 뒤섞여 행사장 곳곳으로 퍼졌다. 참가자들은 완성된 배추를 통에 차곡차곡 눌러 담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박 모 씨(40대)는 "한옥마을에 놀러 왔다가 전라감영에서 이런 행사를 하길래 들러봤다"며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수육용 고기도 사 가야겠다”고 웃었다.
이날 전라감영에서는 전주시 문화예술공작소가 주관하는 '담그랑께 나누랑께'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과거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고 나누던 공동체 문화인 '김장'을 현대적으로 체험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김장 체험뿐 아니라 떡 만들기 체험, 조선시대 직업 체험, 캐리커처, 활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가족 단위로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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