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전주의 얼굴'⋯금가고 벗겨진 호남제일문 수문장 '눈살'
전주시 "노후로 복원 한계⋯관리 체계 재정비 고민"
- 문채연 기자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외국인 관광객들이 종종 와서 기념 촬영하더라고요. 멀리서 보면 그럴듯한데, 가까이 가서 보면 흉물이에요."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의 호남제일문. 전주의 관문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쪽 옆에 세워진 수문장이다. 노란 염주가 달린 커다란 갓을 눌러쓴 수문장 모형은 멀리서 봤을 때 위엄이 느껴졌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노랗게 녹이 슨 갓이 눈에 들어왔다. 눈·코·입 등 얼굴 곳곳은 갈라져 있었고, 몸통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칠이 벗겨진 검은 도포 사이로 하얀 목재가 옅게 드러났고, 한때 선명했을 파란 장식은 바람에 베인 듯 곳곳에 금이 가 있었다.
이처럼 부식된 채 방치된 '수문장'을 바라보는 시민들 시선도 곱지 않다.
시민 천승무 씨(22)는 "수문장 얼굴이 갈라져 신경 쓰인다"며 "전주 초입에 있는 만큼 교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양 모 씨(30대)도 "멀리서 보면 티가 안 나지만, 가까이 가면 갓이 갈라지고 거미줄까지 있어 밤에는 무섭다"며 "처음 보러 온 사람들은 더 놀랄 것"이라고 전했다.
인근의 한 가게 상인은 "보수하러 오는 사람들을 가끔 보지만 며칠 지나면 또 팔이 떨어져 있거나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다"며 "생각보다 수문장 앞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이 많은데, '왜 부서져 있느냐'고 물으면 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호남제일문 양쪽에 세워져 있는 수문장 조형물은 전주시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당시 1600여만 원을 들여 만든 철골 구조물(높이 2.5m)이다. 전주의 관문을 지키는 상징물로 '전주의 얼굴'로도 불린다. 그러나 그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매년 '부실 관리'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수문장 조형물을 보수하지만, 제작된 지 오래돼 페인트칠이 금방 벗겨지고 균열도 반복되기 때문이다. 또 해당 조형물이 문화유산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담 부서를 지정하기 어렵고, 체계적인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문화유산관리과 관계자는 "지난 9월과 이달 초 각각 2차례 보수를 진행했지만, 조형물이 오래돼 완전한 복원이 어렵다"며 "해당 조형물이 문화유산이 아닌 탓에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형물 담당 부서 배치를 놓고 고민이 크다"며 "현재 재정적 상황을 고려해 유지·보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tell4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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