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끝자락 아쉽지만, 스키 시즌 반갑다"…곳곳 나들이객 북적(종합)

평창 '은빛 설원', 설악산 '단풍길'에 인파 몰려
전주 건지산·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막바지 단풍객 행렬

겨울 시즌이 시작된 22일 강원 평창군 모나용평 리조트에 스키어들이 북적이고 있다. 2025.11.22/뉴스1 윤왕근 기자

(전국=뉴스1) 유승훈 윤왕근 기자 =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인 22일 전국 곳곳은 늦은 가을을 만끽하고 다가오는 겨울을 반기는 인파로 북적였다.

늦가을과 초겨울이 만난 강원도는 은빛 설원을 가르는 스키어와 마지막 가을을 붙잡으려는 등산객 발길이 이어졌다.

평창군 대관령면 모나용평 리조트 스키장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로 붐볐다. 이 스키장은 전날부터 2025~2026년 겨울 시즌의 문을 열었다.

슬로프 위에는 색색의 복장으로 무장한 스노보더들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며 점프와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다. 슬로프 아래로 내려온 이들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리프트로 다시 향했다. 스키장 인근 장비대여점과 리조트 내 식당에도 손님들이 들어차 개장 첫 주말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커플 스키어들은 설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경기도에서 온 김 모 씨(39)는 "스키장 개장 소식을 듣고 새벽에 출발했다"며 "첫 설원을 달리는 기분은 언제나 짜릿하다.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고 웃었다.

전날 함께 시즌을 시작한 휘닉스파크 스키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그 외 강원권 스키장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22일 강원 평창군 모나용평 리조트를 찾은 스키어들. 2025.11.22/뉴스1 윤왕근 기자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지역 명산도 가을을 붙잡으려는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고지대 탐방로는 산불 예방을 위해 통제됐지만, 저지대 탐방로는 등산객들로 가득 찼다. 특히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는 이른 오전부터 긴 줄이 형성됐다. 천천히 단풍 사이를 오르내리는 객차마다 '와!'하는 탄성이 새어 나왔다.

동해시에 거주하는 유 모 씨(40)는 "올해 마지막 가을을 보내기 위해 설악산을 찾았다"며 "탐방 후 먹은 산채비빔밥이 꿀맛이었다"고 전했다.

'전주의 허파'로 불리는 전북 전주시 소재 건지산(해발 101m)에도 늦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산을 찾은 이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오송제 구간에선 쌀쌀한 날씨에도 일부 시민이 맨발로 산책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지나가는 가을을 한목소리로 아쉬워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한 아버지는 "조금만 지나면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아이를 번쩍 들어 단풍잎을 만져보게 했다. 옆에 있던 어머니는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다.

22일 오후 대전 서구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5.11.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등산복을 잘 갖춰 입은 한 부부는 벤치에 앉아 준비해 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부부는 떨어진 낙엽이 더 예쁘다고 했다.

인근 호성동 거주 정 모 씨(48)는 "평소 건지산을 자주 다닌다. 산이 높지 않아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오르고 오송제를 한 바퀴 돌면 한 시간이 조금 넘는다"면서 "사계절 다 다녀봤는데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편백 숲 쪽을 걸을 때면 공기가 달다"고 말했다.

건지산 일원에선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전북·전주 유치 기원 걷기대회'(전주시걷기협회)도 열려 열기를 더했다.

22일 오후 대전 서구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5.11.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9125i1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