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가도' 틀고 율동 응원…수능 시험장 앞 긴장감 속 열기

(전주=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온 우주의 기온이 너에게", "긴장하지 말고 잘하고 와", "우리 딸 파이팅"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6시 40분께 찾은 전북 전주지구 제18시험장인 전주대 사대부고 앞은 이른 새벽부터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는 입김 사이로, 경직된 듯 긴장된 모습의 수험생들이 하나둘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문 앞에서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꼭 안아주며 응원의 말을 건넸다. 어떤 학부모는 '잘하고 와'라는 말과 함께 손 인사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일부 학생은 교문 앞에서 만난 학교 선생님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문 앞 응원 열기는 뜨거워졌다.

한 수험생의 가족은 새벽부터 깜짝 응원을 위해 대기했고, 인근의 한 대안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음악 '질풍 가도'를 틀고 율동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로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도로를 달리던 차들은 경적으로 응원 신호를 보냈다. 한 교회에서는 청소년부 교사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고사장으로 들어간 자녀보다 더 긴장된 모습이었다. 자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전북대 사대부고' 이름이 비슷해서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학생은 올해도 발생했다.

7시 50분께 자연스럽게 전주대 사대부고 교문을 통과한 해당 학생은 교문 앞에 서 있던 교사가 포착해 경찰차를 타고 전북대 사대부고로 이동했다.

양현고 고등학교 교사 우소라 씨(39)는 "어제까지 아이들에게 부담 느끼지 말고 편안하게, 학교라고 생각하면서 보고 오라고 했다"며 "잘하고 오라고 하면 부담을 주는 거 같아서 오늘도 그냥 작은 선물을 주면서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 모 씨(47)는 "12년 동안 오늘을 위해서 달려온 거잖아요. 그동안 너무 열심히 했고,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그동안 열심히 한 거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오늘 열이 나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일단은 최선을 다해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인 오전 6시50분께 전북 전주지구 제11시험장인 전주한일고등학교 정문 앞에도 수험생을 태운 차들이 멈춰 섰다.

차량에서 내린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인사를 나눈 뒤 하나둘 고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학부모들은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자녀를 바라보며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었다.

자녀가 들어간 뒤에도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는 부모도 눈에 띄었다.

황 모 씨(48)는 "딸이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온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에서 내리지 못한 부모들은 비상등을 켠 채 운전석에서나마 자녀들에게 응원하며 손을 흔들었다.

차 안에서 인사를 마친 서명희 씨(40대)는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그간 준비해 오면서 고생한 것을 알기에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북지역 응시인원은 전년보다 896명 늘어난 1만7937명이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일반 수험생 기준)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 등 도내 6개 시험지구, 총 66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