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시민들 ‘긴 줄’…전산 안돼 수기로 등기증 작성

우체국 서비스 일부 복구 됐지만, 곳곳 '불편'

전북 전주시 동전주우체국에서 직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몰린 택배들을 분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죄송한데, 저희가 지금 전산이 안돼서요. 서면으로 받고 나중에 입력되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우편 교부를 비롯한 각종 행정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9일 오전 9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전북지방우정청.

등기 우편 교부 업무를 하는 직원의 당황한 목소리가 업무 창구 밖으로 흘러나왔다.

해당 직원은 대기하는 고객마다 "전산이 지금 안된다"며 "일단 서면으로 (등기증) 적어주시고, 개인정보는 제가 나중에 바로 삭제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설명했다.

일일이 서면으로 등기증을 작성하면서 업무를 보러 온 시민들은 평소보다 긴 시간 대기해야 했다.

택배 물품을 등록하러 온 한 시민도 우정청 한편에 서서 서류 작성을 하느라 분주했다.

양손 가득 접수할 택배 박스를 들고 온 A 씨는 "평소 같으면 인터넷에서 사전 신청 후 물건만 주고 가면 되는데, 오늘 아침까지도 사전 신청이 안 돼서 그냥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집배원들도 '오늘 우편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확답을 못 한다. 집배원마다 다르고 저희가 아직 수기로 작성하고 있어서, 담당 집배원과 통화를 해보라"고 답했다.

29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청 무인민원 발급기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서비스 중단 문구가 안내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 도청 민원실은 여권 접수 등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체국 택배 배송 시스템의 문제로 사전에 우편 배송으로 여권을 수령하기로 한 이들에 대한 서비스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안내원 등 관련 직원들은 민원 대응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안내원은 "조폐공사에서 여권을 찍어서 바로 우편으로 보내는 걸 받는 건데, 당장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 초 여권을 우편으로 받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일단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청을 비롯해 전주시청 민원실 앞에 설치된 행안부 민원 발급기는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사용이 가능했다.

전주시청 관계자는 "아직 민원인분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서 큰 혼란은 없다"면서도 "현재 업무 불가능한 시스템 등 자세한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우편서비스 등은 △우체국 창구 방문을 통한 통상·소포·국제우편 접수 △인터넷 우체국을 통한 사전 접수 등 주요 서비스 △등기 및 소포 배송 현황 조회 등이다.

soooin92@news1.kr